우리를 밟으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우리를 밟으면, 밟혀서 일어서는 자들이 되며 모여서 외침을 만드는 자들이 됩니다. 그러나 밟으면 밟겠다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밟히면, 밟힌 그 자리에서 희망이라는 오래된 반짝임을 꺼내듭니다. 반짝임들이 모여 멀리까지 뻗는 물결이 됩니다. 밟힌 만큼 깊은 사랑의 물결이 됩니다.
물결은 아니 시간은 아니 우리라는 시간은 깊고 부서지기 쉬운 것입니다. 우리라는 시간, 즉 인간은 깊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들을 좀 더 내밀하게 이해하라고 깊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로 설계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존재들은 서로를 위해 정직한 밥벌이의 숭고함을 훼손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공통에 속한 것들이니 함부로 공동체의 것을 권력을 앞세워 사유화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고통 앞에 중립 없다”는 말씀이 좋은 공동체에 꼭 필요한 실천 덕목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막 시작입니다. 시간은 언제나 한 가운데, 소용돌이입니다. 인간의 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는 밟으면? 함께 사랑에 빠지겠습니까?
이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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