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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 대통령 대선 패배 불복… 감비아 23년 독재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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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 대통령 대선 패배 불복… 감비아 23년 독재 계속되나

입력
2016.12.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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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아 대선이 열린 1일 수도 반줄 투표소에 나타난 야히아 자메 대통령. AP 연합뉴스
감비아 대선이 열린 1일 수도 반줄 투표소에 나타난 야히아 자메 대통령. AP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감비아를 23년간 철권 통치한 야히아 자메(51)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0억년간 통치’ 발언 등 기행을 일삼은 자메 대통령이 또다시 재집권 가능성을 노림에 따라 감비아 내외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자메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밤 TV 연설에서 “상당수 투표에 부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대선 불복 의사를 밝혔다. 자메 대통령은 앞서 1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연합 단일 후보였던 아다마 바로(51) 후보에게 패한 직후 결과에 승복, 정권 이양을 약속한 바 있으나 일주일 만에 입장을 전격 뒤집은 것이다.

자메 대통령의 독선에 감비아 사회는 돌연 혼돈 상태로 접어들었다. 수도 반줄에서는 군인들이 시내 주요 거점에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경비태세를 강화하며 시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바로 당선인은 이에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물러나는 대통령에겐 대선 결과를 부인하거나 재선거를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다”며 “우리의 고향 감비아를 위해 신념을 갖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1994년 쿠데타로 집권한 후 인권 탄압을 일삼으며 23년간 통치를 이어 온 자메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제멋대로 행보를 보이자 국제사회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자메 대통령의 대선 불복 선언을 규탄하고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는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자메 대통령은 감비아 주권을 가진 국민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아무 조건 없이, 과도한 지연 없이 아다마 바로 대통령 당선인에게 권력을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같은 날 자메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선거 결과를 존중해 정치적 분란을 매듭짓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장기 통치자들이 다수 포진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불용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자메 대통령의 선거 불복은 무효라고 일축하고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 이뤄져야 하며 감비아 군대도 중립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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