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사나이’ 배우 김보성(50)이 아름다운 패배로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마쳤다. 김보성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5 웰터급 특별 자선경기에서 곤도 데쓰오(48ㆍ일본)에게 1라운드 2분30초 만에 패했다. 시각장애 6급으로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그가 오른쪽 눈을 맞고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게 되자 경기를 포기한 것이다. 곤도는 10년 동안 유도선수로 활약하다 4년 전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김보성은 베테랑 선수 곤도를 상대로 한 치도 밀리지 않았고, 경기 한때 파운딩을 시도할 정도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스탠딩 자세에서 주먹을 주고받다가 오른쪽 눈을 맞았고 앞이 전혀 보이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도전을 멈춰야 했다.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김보성을 응원했다.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김보성은 이날 경기 대전료 전액을 소아암 돕기에 기부하기로 약속했고, 로드FC 역시 그의 뜻을 따라 수익금을 쾌척한다. 경기 직후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온몸을 바치고 싶었는데 정말 죄송하다”며 “왼쪽 눈이 보이지 않고 오른쪽 눈은 콘택트렌즈를 끼고 생활하는데 오른쪽 눈을 정통으로 맞았다. 순간 아무것도 안 보여 두 눈 다 못 쓰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아내가 ‘오른쪽 눈만은 최대한 보호해라’고 당부했는데, 약속을 못 지킨 것이 패배의 요인”이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에는 “의리”라고 외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기 후 김보성은 병원으로 이동해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으며 수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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