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양현종(28ㆍ전 KIA)의 KIA 잔류 선언에 일본 언론도 적잖이 당황했다.
양현종의 요코하마행을 기정 사실화해 보도했던 일본의 데일리 스포츠는 11일 “요코하마가 영입을 노리던 한국의 넘버 원 왼손 양현종 투수와의 입단 협상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FA 권리를 갖고 있는 양현종이 지난 10일 에이전트를 통해 친정 KIA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요코하마와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했고 대형 계약 직전까지 다가갔으나 상황이 급변해 영입을 단념하는 결과가 됐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요코하마로부터 2년 6억엔(약 61억원)의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적인 조건이었으나 양현종측은 지난 10일 “양현종 선수가 가족회의를 가진 끝에 KIA에 남기로 했다. KIA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선수 의지가 강했다. 한국 잔류가 아닌 KIA 잔류”라고 밝혔다.
올 겨울 FA ‘최대어’로 꼽힌 양현종은 해외 진출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2년 전 에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가 턱없이 낮은 포스팅 금액 때문에 무산됐지만 이번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실제로 이미 최형우, 나지완과 계약에 140억원을 지출한 KIA가 요코하마보다 좋은 대우를 해 줄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타이거즈맨’이라는 자부심을 선택했다. 김기태 KIA 감독이 보낸 ‘내년에도 함께하며 KIA에서 우승하자’는 메시지도 양현종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KIA 구단은 반색했지만 부담은 안게 됐다. FA 투자액만 지난해 한화가 쓴 191억원을 훌쩍넘길 것이 확실하다. 양현종이 먼저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 주도권을 갖게 된 모양새지만 양현종이 요코하마의 파격적인 제의마저 마다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금액 책정은 더 어려워졌다. KIA 관계자는 “이제 양현종 선수의 마음을 확인했다”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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