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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살처분 1000만마리 육박… 역대 최악 2014년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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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살처분 1000만마리 육박… 역대 최악 2014년 넘나

입력
2016.12.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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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각지에서 창궐하면서, 발생 한 달도 채 안돼 살처분된 가금류의 숫자가 1,000만마리에 육박했다. 살처분에 따르는 보상금 규모는 300억원에 근접했다. 정부의 방역 노력이 좀처럼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사상 최악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210개 가금류 농장에서 810만1,00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 추가로 25개 농가에서 155만5,000마리의 살처분이 예정돼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지난달 16일 AI 첫 의심신고가 들어온 지 25일 만에 살처분 규모가 965만6,000마리에 이른 것이다. 주초 1,000만 마리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전국에 사육 중인 가금류가 총 1억5,504만마리(닭 1억4,627만마리, 오리 877만마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 달도 안 돼 전국 가금류의 6%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식용 닭보다 계란 낳는 닭의 피해가 크다. 육계는 전체 사육두수 중 0.5%가 살처분됐지만 산란계(계란 낳는 닭)는 7.6%, 산란종계(산란계를 낳는 닭)는 35.4%가 살처분 대상이 됐다. 산란종계가 줄면 산란계가 순차적으로 줄어 조만간 계란 출하량 급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오리도 전체의 13.5%가 살처분됐다.

그럼에도 AI 신고는 끊이지 않고 접수되고 있다. 이날까지 들어온 50건의 AI 의심신고 중 43건이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세종(1건) 경기(8건) 강원(1건) 충남(2건) 충북(5건) 전남(4건) 전북(2건) 등 7개 시ㆍ도, 23개 시ㆍ군에서 AI가 발생해 경남 경북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이미 AI가 확산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야생조류에서 AI가 확진돼 농가 확산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는 현재 피해만으로도 살처분 보상금이 2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 추세라면 2003~2004년(458억원), 2010~2011년(670억원)을 넘어 역대 최악의 AI로 기록된 2014년(1,017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살처분 규모만 놓고 보면 2014년(1,400만여마리) 돌파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방역시설 집중 점검 등 방역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인 전국 가금류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조만간 한 차례 더 발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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