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도심 집회에 잇따라 참석해 국가 개혁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더민주당 정당연설회’에서 탄핵안 가결을 두고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위대한 국민의 시민혁명”이라며 “4ㆍ19혁명, 5ㆍ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에 이어 또다시 국민이 독재권력을 무너뜨린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아직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며 국정역사교과서ㆍ일본군 위안부 문제ㆍ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ㆍ개성공단ㆍ세월호 참사 등을 언급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저지른 4년간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제는 이제 완전한 분권형 정부로 바꿔야 한다”며 “청와대는 내놓고, 대통령 집무실은 정부종합청사로 옮겨야 한다. 영국의 다우닝 10번가처럼 국민과 호흡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최악의 불평등국가로, 이는 상위 1%의 부자가 국가자원을 독식하고 모든 기회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국가 지도자는 마땅히 이 모든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청와대 개혁, 재벌 개혁,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해야 한다.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오후 4시 청계광장 인근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박홍근·윤후덕·홍익표 의원 등이 참여한 ‘박원순의 국민권력시대’를 열어 시국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박 시장은 “죽 쒀서 개 준다고 하지 않느냐. 그렇게 될 가능성이 언제나 있고, 역사에서 혁명이 늘 성공한 것은 아니다”며 “국민이 주인 노릇 제대로 해야 한다. 촛불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의 낡은 경제, 낡은 정치, 낡은 사회가 아닌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촛불이 이렇게 모여 함께 부르짖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 데에는 최순실 등 국정농단, 정유라로 대표되는 교육ㆍ학사 농단, 누리과정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국민적 분노가 있었다”며 “이제 국정교과서에 대한 탄핵으로 가야 한다. 다음 촛불집회가 이뤄져야 한다면 국정교과서를 철폐하는 탄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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