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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진실찾기 출발점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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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진실찾기 출발점 됐으면…”

입력
2016.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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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35명 국회 표결과정 방청

“의혹에 관심 가져준 국민에 감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방청석에 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벌떡 일어나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서재훈 기자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방청석에 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벌떡 일어나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국민 촛불 만세! 엄마 아빠 만세!”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오후 4시10분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 한 편에서 환호의 노란 물결이 일었다. 노란색 점퍼를 맞춰 입고 역사의 현장에 선 세월호참사 유가족 35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의 손을 붙잡고 오열했다. 참사 후 한 맺힌 2년 7개월의 기억이 머리에 스친 듯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기 안산 단원고 희생자 남지현양의 아버지 태식씨는 “세월호 7시간 의혹에 관심을 가져 주고 촛불로 광화문광장을 채워 준 국민 덕분”이라며 “가슴앓이만 했던 지난 세월을 잠시 잊을 만큼 벅차다”고 감격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소속 회원 40명은 이날 탄핵안 표결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숨죽여 지켜 봤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몫으로 배정된 본회의 방청권 40석을 모두 유가족들에게 제공한 덕분이다. 본회의 시작 30분 전 방청석에 자리잡은 이들은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의원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눈에 담으며 침묵으로 가결을 압박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표결 과정 내내 방청석에서는 탄성과 환호가 교차했다. 고 강승묵군 어머니 은인숙씨는 “보고 싶지 않은 의원들도 많지만 박 대통령을 단죄하는 첫 출발을 목도하고 싶었다”며 “또 다시 외면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대한민국이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렌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방청석에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을 닦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재훈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방청석에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을 닦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재훈기자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던 유가족들은 김관영 국민의당 수석원내부총무가 탄핵안 제안 설명 도중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경위나 구조 진행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언급할 때부터 흐느끼기 시작했다. 고 임요한군 어머니 김금자씨는 “가슴 깊숙이 쌓인 앙금과 한을 어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투표소로 향할 때는 야유도 터져 나왔다. 유가족은 뒤늦게 회의장에 도착해 투표를 하자마자 자리를 뜬 친박계 서청원 의원을 향해 “박 대통령의 부역자들은 창피한 줄 알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입에서 ‘가결’이란 단어가 흘러나오는 순간, 80개의 눈에는 일제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유경근 4ㆍ16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탄핵이 결정되면서 세월호 진상이 규명될 날도 가까워진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을 단순히 권좌에서 끌어 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 찾기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활동이 정지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도 다시 진상규명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김형욱 특조위 언론팀장은 “국회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의 정치적 책임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며 “국정조사 등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부분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상정되어 가결된 모습을 지켜본 세월호 유족들이 방청석을 나와 감격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상정되어 가결된 모습을 지켜본 세월호 유족들이 방청석을 나와 감격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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