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9,900만년 전 공룡의 꼬리 깃털이 들어있는 호박이 새롭게 발견됐다. 호박 속 깃털은 원시 조류 깃털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공룡과 새의 진화 연구에 중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미얀마에서 뼈대와 피부, 깃털을 갖춘 공룡 꼬리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지질대학의 리다 싱 고생물학자가 지난해 미얀마 북부의 호박 시장에서 꼬리 화석을 발견한 뒤 국제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꼬리 길이는 3.6㎝이며 꼬리 윗부분은 밤나무색 깃털, 아랫부분은 흰색 깃털이 감싸고 있다.
연구진은 깃털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호박 속 꼬리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조류가 아닌 두발의 육식 공룡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이자 캐나다 왕립 서스캐처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라이언 맥켈러는 “15㎝가 채 못 되는 크기로 한 손에 잡히는 참새 정도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전에도 멸종된 원시 조류의 날개 일부가 보존된 호박은 있었으나, 공룡의 깃털이 담긴 호박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발견된 깃털은 이에 새의 ‘공룡기원설’을 뒷받침할 중요 자료로 주목 받고 있다. 맥켈러에 따르면 현대 조류의 깃털은 깃털 줄기와 돌기, 돌기에서 돋아나는 작은 가시 등으로 분절돼 있는데, 학계에서는 세 분절이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쳤는지를 두고 오랜 기간 논쟁을 벌여왔다. 이번에 발견된 호박 속 깃털은 공룡의 것임에도 줄기와 돌기, 작은 가시를 모두 갖추고 있어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룡기원설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1억5,000만년 전 첫 등장한 조류가 작은 깃털 공룡이 진화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꼬리 화석 호박이 지난 20년간 고대 절지동물 연구자들의 주요 답사 현장인 미얀마 북동부에서 발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발견에 대한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맥켈러는 “큰 호박이 발굴 과정에서 조각조각 깨져 보석류로 변했다”며 “얼마나 많은 표본이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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