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소문이 돌던 기성용(27ㆍ스완지시티)이 유럽에 남는다.
기성용의 에이전시 C2글로벌은 9일 본보와 통화에서 “기성용은 중국에 안 간다. 유럽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좀 더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의 상하이 상강과 허베이 화샤 등이 기성용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영국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포스트는 이날 “기성용이 중국의 상하이와 허베이로부터 거액의 입단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기성용에게 책정된 연봉이 200억 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C2글로벌 관계자는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흔들릴 수밖에 없는 금액이제시된 건 맞다. 연봉 말고도 여러 조건이 좋았다. 하지만 기성용은 가지 않기로 했다. 유럽에서 아직 할 일이 더 많다는 게 선수 의지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중국행 러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스타들도 중국에서 뛰고 있다. 슈퍼리그의 위상도 변했다. 수 년 전만 해도 돈만 많이 쓰는 ‘졸부’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슈퍼리그가 아시아 프로축구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기성용은 당장 눈 앞의 돈을 좇지 않았다.
‘한국축구의 아이콘’ 이었던 박지성(35)도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중국 클럽으로부터 수 차례 영입 제안을 받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2011년부터 2~3년에 걸쳐 끈질기게 박지성에게 매달리기도 했다. 당시 광저우가 박지성에게 약속한 연봉이 130억 원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거절했다. 그는 자서전에 ‘그쪽(중국, 중동)에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백지수표를 보내왔다. 눈 딱 감고 돈을 벌려고 마음먹었다면 1,2년만 뛰어도 큰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돈보다 더 큰 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썼다. 그는 10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치열하게 생존해 온 자신의 커리어에 큰 자부심을 느꼈고 결국 유럽 무대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기성용도 박지성과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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