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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내가 골든글러브 받으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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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내가 골든글러브 받으면 안되는 이유…”

입력
2016.1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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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오른쪽)이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아제약 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승엽(오른쪽)이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아제약 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 제공

‘국민 타자’ 이승엽(40ㆍ삼성)은 떠나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있다. 일찌감치 2017년을 현역 마지막 해로 못 박은 이유다. 아직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을 실력을 갖고 있으면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미련이 남기 마련이지만 그는 “은퇴 번복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올해 이승엽은 또 다시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을 했다. 한 시즌 전체 144경기 중 142경기를 뛰며 타율 0.303, 홈런 27개, 118타점을 올렸다. 타점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 56홈런을 쏘아 올린 2003년 144타점 이후 최다다.

불혹의 나이에도 최고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개인 관리다. 술, 담배는 전혀 입에 대지 않고 가능한 술 자리 자체를 피한다. 시즌 중에는 야구장 출근을 1등으로 해서 늘 한발 앞서 경기를 준비한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을 늘 행동으로 옮겼다.

덕분에 이승엽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조아제약 야구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고, 오는 12일 한국프로야구 OB회인 일구회가 주최하는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다. 현역 선수가 공로상, 일구대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승엽이 최초다.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난 이승엽은 “주위에서 ‘실력이 아니라 떠나야 할 때 떠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며 “마지막 시즌 강렬한 인상을 남기겠다. 그래서 내년 1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대 중반부터 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지명타자 자리에 전념한 그는 “다음 시즌 1루수 준비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내가 보여줄 수 있는데 까지 다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김한수) 감독님이 외국인 타자를 1루수로 알아보려고 한다”며 멋쩍어했다.

올해 개인 성적은 만족스러웠지만 9위에 그친 팀 성적은 아쉽기만 하다. 더구나 이번 겨울 팀의 투타 기둥 차우찬(29)과 최형우(33ㆍKIA)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빠졌다. 대신 삼성은 FA 시장에서 투수 우규민(31)과 내야수 이원석(30)을 영입했다.

이승엽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라며 “새로 온 두 선수가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도록 고참으로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거취가 확정되지 않은 차우찬에 대해서는 “다른 데 가서 후회하지 말라고 우회적으로 얘기했는데 별 반응이 없다”며 웃었다.

김한수(45) 신임 감독의 새 출발과 동시에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준비 중인 이승엽은 “팀 전력이 약화됐다고 하는데 못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안 한다. 오히려 더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외국인 선수도 (성적이)좋지 않아 9위에 머물렀지만 우리는 통합 4연패를 했던 저력 있는 팀이다. 선수 개인 모두가 100% 몸 상태로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KBO리그 역대 최다인 11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지명타자 부문) 대기록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내가 받으면 절대 안 된다”며 “솔직히 성적이 엇비슷하면 나도 욕심을 내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김태균(한화)이 매우 잘했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승엽은 이미 지난해 39세 3개월 20일의 나이로 골든글러브 최고령 수상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11번째 황금장갑을 차지하면 자신이 세운 기록을 다시 한 번 넘어선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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