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신임 주중대사로 테리 브랜스태드 아이오와주 주지사를 지명한 것은 “미중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확실한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 역시 최근의 갈등 확산 기류와 무관하게 환영하며 기대감을 표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중대사로 지명한 브랜스태드 주지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지중파(知中波) 인사다. 시 주석과 브랜스태드 주지사의 인연은 시 주석이 1985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 시절 축산대표단을 이끌고 아이오와주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시 주석은 2011년 방중한 브랜스태드 주지사에게 26년 전 인연을 상기시켰고, 브랜스태드 주지사는 이듬해 2월 백악관을 방문한 시 주석에게 따로 초청장을 보내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12년 6월 시 주석의 베이징(北京) 자택에서 또 한 번 특별한 우의를 이어갔다.
사실 트럼프 당선인에게 브랜스태드 주지사의 주중대사 임명은 일종의 모험일 수 있다. 그가 지난달 아이오와주의 곡물 수출을 위한 방중을 포함해 여러 차례 중국을 오갔다지만 공식 외교관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대중외교의 최일선 지휘관 역할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가 6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아이오와주는 농업이 주산업이어서 전체 산업분야 전반에 걸쳐 있는 무역ㆍ통상 갈등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브랜스태드 주지사와 시 주석 간 두터운 친분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이익과 양국의 호혜 진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미국 대사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주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격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는 등 중국을 향해 의도적인 도발을 하면서도 “건강한 미중관계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중국 정부에 확신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브랜스태드 주지사는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양국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이 브랜스태드 주지사를 주중대사로 임명하더라도 무역ㆍ통상 마찰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 북핵 해법, 남중국해 분쟁, 파리 기후협정 이견 등 갈등현안이 단기간에 사그라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꽌시(關系ㆍ유대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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