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盧 탄핵’ 심판 자료 검토 마쳐
신속한 심리진행 방침 속
특검수사ㆍ재판 동시에 진행돼
사건 기록 확보 등 걸림돌 우려
박근혜 대통령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박한철(왼쪽) 헌법재판소장이 강원 화천의 육군 제15보병사단을 방문해 장병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헌법재판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헌정사에 남을 사건이 헌재로 넘어올 것에 대비해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고 건물 내에서도 방문자들의 신분을 재차 확인했다.

재판관들은 대통령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가결될 때를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청문회를 지켜보며 사실관계를 가늠하는 한편 절차가 법률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졌다. 일부 재판관과 연구관 등은 주말에도 출근해 헌재가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재동까지 들려오는 촛불집회 함성 소리를 들으며 기록을 검토했다.

헌재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자료를 통해 탄핵심판 절차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 통상 1개 사건당 전속연구관이나 공동연구관 중 1명이 배당되지만, 탄핵심판에는 2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투입될 전망이다.

헌재가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바로 ‘절차적 정당성’이다. 탄핵심판이 길어지면 국가의 안정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헌재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특검과 국정조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탄핵심판 도중 재판이 시작될 것으로 보여 현실적 한계가 많다.

먼저 법원에서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과 특검의 수사기록을 넘겨받는 데에 걸림돌이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32조는 재판ㆍ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 기록을 송부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9일 탄핵안이 접수되고 전자배당을 통해 주심 재판관이 정해지더라도 검찰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을 지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헌재 심리가 장기화할지는 자료 확보에 달렸다는 시각이 많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사실관계를 수사ㆍ재판 통해 다퉈야 해서 정당한 절차를 모두 거치려면 거론되고 있는 4월 또는 6월 시한에 맞추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옛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때에도 법무부가 법원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사실관계를 다투는 1ㆍ2심이 끝나고 나서야 자료가 건네졌다.

법원과의 충돌은 또 다른 변수다. 헌재 결정은 재판을 거친 뒤 진행되는 것이 통상이지만 이번 사건은 재판과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헌재가 뇌물죄를 유죄로 판단했는데, 이후 법원이 무죄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두꺼워진 탄핵소추안이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국회가 최소한의 탄핵사유만으로 접수하고 이후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유를 추가하면 심리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세월호 7시간 등까지 담겨 심판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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