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씨가 떠난 더블루K 사무실 책상서 발견”
‘최순실 게이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비화하는 과정의 기폭제 역할을 한 태블릿PC의 출처와 사용자를 두고 다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태블릿PC는 청와대 비밀 문건들이 민간인인 최순실씨에게 유출되고, 연설문 수정 등 국정농단이 자행됐다는 핵심 증거여서 ‘태블릿PC가 누구 것이냐’는 박 대통령 등의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부분이다.
8일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는 (태블릿PC의 소유ㆍ사용자가) 명백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했다”고 다시 밝혔다. 전날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와 광고감독 차은택(47ㆍ구속기소)씨가 이에 부합하는 증언을 했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고씨는 “(최씨는) 태블릿PC 같은 것을 사용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차씨 역시 “고씨 말대로 (최씨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증인들이 그런 취지로 얘기해 다행”이라며 “검찰에서 지속적으로 태블릿의 소유ㆍ사용자가 최씨라고 단정해 어마어마한 추궁과 압박수사가 있었는데 (최씨는) 일관되게 아니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확고하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는 최순실의 것이 맞다고 본다”며 “구체적인 근거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는 태블릿PC 안에 최씨와 가족이 찍힌 사진이 남아 있는데다, 태블릿PC의 위치정보와 최씨의 출입국 기록 등을 대조한 결과 한국과 독일을 오간 동선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JTBC는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서 각종 청와대 문건 파일을 다운받아 보고 대통령 연설문이 수정된 흔적을 확인해 그 내용을 보도했다.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JTBC는 최씨 등이 황급히 비우고 떠난 강남구 신사동 더블루K 사무실에 버려진 책상에서 10월 14일 태블릿PC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 고씨나 다른 외부인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8일 밤 보도했다. JTBC는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내용물을 일부 확인한 뒤 원래 자리에 뒀으나 증거물 유실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이틀 뒤 다시 돌아와 건물 관리인의 협조를 얻어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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