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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쪼개지다… 서울교사노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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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쪼개지다… 서울교사노조 출범

입력
2016.1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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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지도부 주축 27년 만에 분리

“정파적 이익 치중 구태 벗고

지역ㆍ학급별 현장 요구 담을 것”

천희완 서울교사노조 위원장. 서울교사노조 제공
천희완 서울교사노조 위원장. 서울교사노조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 지도부 등이 주축이 된 교사들이 새로운 교원 노조인 ‘서울교사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 전교조는 노조 설립 27년 만에 둘로 쪼개지게 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준비위원회는 8일 서울 영등포구 대영고등학교에서 노조 출범식을 갖고 공식적 활동을 시작했다. 위원장엔 조합준비위원회 대표를 맡아온 천의환 대영고 교사가, 수석부위원장은 정혜영 흑석초등학교 교사가 선출됐다. 천 위원장은 “입시 전쟁, 교육비 고통, 취업 절망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의 교육 문제는 교사들이 앞장 서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다”라며 “학생 교사 학부모와 소통하는 교육 중심의 노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교사노조의 뿌리는 전교조 전 집행부가 중심인 ‘교육노동운동재편모임(재편모임)’이다. 이들은 올 8월 전교조가 대중성, 민주성, 진보성을 상실했다며 교육노동운동의 대안을 찾기 위해 대부분 전교조 조합원인 100여명의 회원을 모아 새로운 교원 노조 결성을 추진했다. 1989년 설립 이후 전교조 내부에서 조합원들의 이탈과 복귀는 반복돼 왔지만 새 노조로 분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 노조 창립은 전교조 내부의 계파 갈등과 법외노조로서의 한계가 표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전교조가 해직교사를 노조원으로 두는 것은 교원노조법에 어긋난다며 법외노조 통보를 했고, 전교조는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처분 취소 소송 2심에서 패소했다. 이런 가운데 전교조 내부에서 온건주의를 표방한 새 노조 결성이 추진됐지만 집행부에서 이를 조직 분열 행위로 규정하고 불허했다는 게 재편모임의 주장이다.

재편모임은 전교조의 대안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교사노조를 필두로 전국적인 연합 조직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학교 현장의 다양한 요구들을 다 담지 못하고 정파적 이익에만 치중하는 구태를 벗겠다는 것이다. 김은형 재편모임 대표는 “초중고교 교사의 요구사항이 제각각 다른데, 전교조는 전국 공통의 이슈만 놓고 정치적 투쟁을 하려다 보니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묻혀왔고, 국민과 교사로부터 거리가 먼 노조가 됐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립적인 지역 노조와 학급별 노조를 안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원노조는 노조 연맹체의 맏형 역할을 맡는다. 천희완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전교조가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노조가 개혁 노조 역할을 대신 하겠다는 걸 교원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노조가 안착이 된 이후에는 학교 등급별로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들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모체인 전교조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천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교육중심주의다. 갈등보다는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위해 정부, 교육청, 양대 교원노조뿐만 아니라 어떤 단체하고도 협력하는 친절한 노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는 복수 노조의 출범 자체가 결국 투쟁 동력의 분산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노조 제1의 원칙은 단결”이라며 “또 다른 교원 노조 설립은 역사 국정교과서 등 현안 투쟁에 있어서 외려 정부에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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