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람&사람] 복무 급여 몽땅 털어 소아암 재단에 기부한 이현구 수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람&사람] 복무 급여 몽땅 털어 소아암 재단에 기부한 이현구 수경

입력
2016.12.08 20:00
0 0
정부대전청사에서 복무 중인 이현구(오른쪽 두 번째) 수경이 (사)한국소아암재단을 통해 안구에 암이 전이돼 고통 받고 있는 시훈(6)군의 수술비에 보태달라며 학비로 쓰려고 모은 급여를 모두 털어 기부했다.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정부대전청사에서 복무 중인 이현구(오른쪽 두 번째) 수경이 (사)한국소아암재단을 통해 안구에 암이 전이돼 고통 받고 있는 시훈(6)군의 수술비에 보태달라며 학비로 쓰려고 모은 급여를 모두 털어 기부했다.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전역을 한 뒤 건강해진 시훈(가명ㆍ6)이를 꼭 다시 보고 싶어요”

정부대전청사경비대에서 복무 중인 이현구(23) 수경은 의무경찰로 복무하며 복학할 때 등록금으로 쓰려고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던 급여 350만원을 (사)한국소아암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암세포가 눈으로 번져 고통 받고 있는 시훈이의 수술비에 보태 달라고 했다.

시훈이는 암세포가 눈을 덮쳐 이미 한 쪽 눈을 실명한 상태. 나머지 한 쪽 눈이라도 살리기 위해 수술을 앞두고 있다. 이 수경은 얼마 전 소아암재단에서 기부금을 내는 날 시훈이와 그 가족을 만났다. 막상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갈수록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팠다.

이 수경은 인터넷으로 봉사활동을 할 만 걸 찾다가 우연히 시훈이의 사연을 접한 뒤 사실 며칠 동안 고민했다. 제대를 두 달 여 남겨 놓은 그에게 복학할 때 등록금으로 쓰려던 돈을 탈탈 턴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그 동안 모은 급여와 입대 전 갖고 있던 돈까지 몽땅 모아 시훈이를 돕기로 했다. 그는 “내년 2월 20일 전역을 앞두고 부모님의 학비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했는데 시훈이가 계속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지금 (기부)하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평소에도 봉사와 기부를 꾸준히 해 왔다. 입대 후 매달 급여의 10% 정도를 초록우산재단에 기부해 오고 있다. 정기 외출 때마다 초록우산재단이 주최하는 여러 봉사활동도 했다. 대학(연세대)을 다닐 때는 공부 노하우를 전하는 멘토링 활동도 했다. 복학하면 당연히 다시 할 생각이다.

그는 “솔직히 나 좋으려고 하는 거다. 가끔 자존감이 낮아져 남몰래 힘들었는데 봉사와 기부를 하면서 내가 누군가에 베풀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자존감도 회복됐다”고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전역한 뒤 곧바로 복학을 해야 해 바쁘겠지만 수술을 잘 받아 환하게 웃는 시훈이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청사경비대 2소대에 소속된 이 수경은 늘 솔선수범하는 등 복무생활도 모범적이라고 부대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10월에는 제71주년 경찰의 날에 대전지방경찰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청사경비대 신원준 2소대장(경위)은 “이 수경은 평소 자기관리와 개발에 노력하고, 선임 및 후임들과도 아주 잘 어울리며 부대 분위기를 밝히는 모범적인 의경”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