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삼성으로 빼돌리고 이를 건네 받은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유죄를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박판규 판사는 8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LG 협력업체 사장 윤모(51)씨에게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 노모(48)씨 등 삼성 임직원 4명에게 징역 4∼6월에 집행유예 1∼2년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유출된 LG 자료 가운데 일부는 비공지성, 경제적 가치성을 갖고 있고 기밀로 관리된 점에 비춰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피고인들이 영업비밀 자료를 주고받은 고의 또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범행 가담 정도와 범죄 전력, LG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윤씨는 2010년 5∼6월 3∼4차례에 걸쳐 경기 파주시 자신의 회사를 방문한 노씨 등에게 LG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OLED 관련 기술 ‘Face Seal’에 대한 자료를 이메일로 넘긴 혐의로 지난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노씨 등 삼성 임직원들은 윤씨를 통해 LG의 영업비밀을 취득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Face Seal은 OLED 소자의 공기접촉을 막아 디스플레이의 수명을 늘리는 기술로 삼성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다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이 사건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3월 진행되던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조성진(60)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이 독일 가전매장에서 삼성의 세탁기 2대와 건조기 1대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세탁기 파손 사건’과 이 사건은 검찰이 공소 취하하지 않는 한 재판이 열리는 형사사건이어서 그대로 진행됐다.
조 사업본부장은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유명식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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