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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세이브’는 착각… EPL 최고의 수호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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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세이브’는 착각… EPL 최고의 수호신은?

입력
2016.12.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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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6). 리버풀=로이터 뉴스1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6). 리버풀=로이터 뉴스1

스트라이커의 시원한 골 장면만큼 골키퍼의 짜릿한 슈퍼세이브도 축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두 월드클래스 골키퍼가 1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선방 맞대결을 펼친다.

EPL 15라운드 경기를 앞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의 거미손 다비드 데 헤아(26)와 토트넘의 수호신 위고 요리스(29)가 주인공이다. 슈퍼세이브의 귀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이들의 올 시즌 성적은 엇비슷하다. 12경기에 출전해 9실점을 한 위고 요리스는 23번의 세이브를 기록했고, 데 헤아는 14경기에 출전해 16실점을 했지만 30번의 세이브를 했다. 무실점 경기 횟수로 비교하자면 요리스는 다섯 차례, 데 헤아는 네 차례다. 실점, 세이브 등 표면적인 성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29).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29).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8일 축구통계전문업체 Opta의 통계를 인용해 이번 시즌 두 골키퍼의 경기력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Opta는 EPL에서 나온 모든 슛의 정보를 집계해 슛이 골로 이어질 확률을 계산했다. 슛을 쏜 위치와 각도, 골대와의 거리 등 다양한 변수들이 함께 검토된다. 이에 따라 EPL에서 나온 모든 슛은 0에서 1사이의 값을 부여 받는다. 만약 어떤 슛이 0.5의 값을 받는다면 이는 그 슛이 50%의 확률로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Opta는 특정 팀이 한 경기에서 상대 팀에게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지를 기대 값으로 구할 수 있다.

역으로 실점으로 연결되어야 할 슛의 기대 값, 쉽게 말해 ‘실점 했어야 하는 골’과 ‘실제로 실점한 골’을 비교하면 어느 팀 골키퍼가 결정적인 선방을 많이 했는지 혹은 필요 이상으로 실점했는지 알 수 있다. 슛에 관한 다양한 변수들이 함께 계산되기 때문에 단지 선방을 많이 했다고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은 아니다. Opta는 이 통계에 따라 이번 시즌 EPL 골키퍼의 순위를 매겼다.

번리의 주전 골키퍼 톰 히튼(29). 번리 공식 홈페이지
번리의 주전 골키퍼 톰 히튼(29). 번리 공식 홈페이지

1위는 데 헤아도, 요리스도 아닌 톰 히튼(29ㆍ번리FC)이였다. 톰 히튼은 통계적으로 24.06골을 실점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19골을 허용하는 데 그치며 5골을 절약했다. 세이브 비율은 77.1%에 달한다. 그는 지난달 30일 맨유 원정에서 11개의 유효슈팅을 선방하는 대활약을 펼치며 0-0 무승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위는 스토크시티의 리 그랜트(33)다. 백업 골키퍼로 시즌을 시작한 그랜트는 통계에 따르면 8.19골을 내주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5골만 허용했다. 그랜트 역시 지난달 2일 맨유 원정서 4번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1-1 무승부에 일조한 경험이 있다.

상대적으로 세이브를 기록할 기회가 많은 중하위권팀 골키퍼만 순위권에 오른 것은 아니다. 아스날의 페트르 체흐는 3위(34)다. 그는 Opta의 공식에 따르면 16.41실점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14실점만 기록하고 있다.

토트넘의 요리스는 9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성적은 나쁘지 않다. 그는 10.04골을 실점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9골을 허용했을 뿐이다. 그러나 맨유의 데 헤아는 기대 값보다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기대 실점보다 실제 실점이 더 많은 20명의 EPL 골키퍼 중 하나로, 14.92골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16골을 허용했다. 이번 시즌 실점하지 말았어야 하는 골을 실점했다는 뜻이다.

기사를 접한 해외 축구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팬들은 “통계는 슛의 퀄리티를 계산하지 못한다. 골키퍼 무릎에 맞는 슛과 사각지대로 오는 슛을 막는 건 다르지만 통계는 이 차이를 알지 못한다” “‘기대되는 실점’이 무슨 뜻이냐. 슛을 쏘기 전에 어떻게 골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인지, 통계는 허구다” “이해할 수 없다. 데 헤아가 최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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