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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객 1500만 시대’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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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객 1500만 시대’의 그늘

입력
2016.12.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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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10년간 3배 이상 늘어지만

양극화ㆍ외국인 관광시장 독점

교통ㆍ쓰레기문제 부작용 속출

제주가 9일 사상 첫 관광객 1,500만명 시대를 맞는다. 하지만 그 뒷면에는 관광수익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계 여행사가 외국인 관광시장을 독점하면서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갑자기 늘어난 관광객으로 교통난ㆍ쓰레기 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올 들어 전날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93만4,064명(내국인 1,150만8,810명ㆍ외국인 342만5,254명)으로 집계돼 9일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8일 밝혔다. 제주 관광객은 지난 2005년 500만명을 넘어선지 10년 만에 3배 이상 급성장한 셈이다.

제주관광이 9일 사상 첫 1,500만명 시대를 맞지만, 그 뒷면에는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은 제주공항 내부 전경.
제주관광이 9일 사상 첫 1,500만명 시대를 맞지만, 그 뒷면에는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은 제주공항 내부 전경.

이처럼 제주관광이 단기간에 양적인 성장을 거뒀지만, 질적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수입은 4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됐다. 제주도와 한국은행제주본부, 제주관광공사가 합동으로 추산한 것으로, 5년 전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면세점과 대형마트가 포함된 소매업이 1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비중 변화도 2010년 30.0%에서 지난해 35.1%로 늘어나 정도가 가장 컸다. 반면 2010년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숙박 및 음식업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30.5%에서 23.9%(1조1,000억원)로 크게 줄어드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해 제주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카드지출의 절반이 쇼핑에 사용됐고, 그 가운데 면세점과 대형할인점 사용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지역 중소상공인들은 관광객 증가에 따른 낙수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제주관광산업 부가가치도 1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이는 관광업계 근로자의 인건비보다는 기업 영업잉여에 더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제주관광시장 성장에 따른 열매는 대기업들만 챙기고 있는 반면 도내 중소상공인이나 관광업계 종사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크게 늘지 않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시장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85%를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해 편중현상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 시장을 제주에 있는 3~4개 중국계 여행사들과 화교 여행사가 98% 정도를 장악, 독점적은 영업을 하면서 제주를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이들 중국계 여행사들은 도내 호텔, 음식점, 쇼핑업체 등을 인수해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따른 이익도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관광객들 급증하면서 도내 쓰레기와 상하수도 처리시설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넘쳐나는 차량들로 인해 도심지는 교통지옥으로 변하는 등 각종 부작용으 로 제주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관광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빚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관광객은 넘쳐나고 있지만 이익은 대기업과 중국계 자본들이 챙겨가고, 제주도민들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만 치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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