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11명에 동행명령장
거부해도 강제구인 할 수 없어
장시호 1명만 뒤늦게 출석
장모 집 이어 제천 별장까지
우병우 추격작전 결국엔 허탕
안봉근ㆍ이재만도 행방 감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의 2차 청문회가 열린 7일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를 포함해 증인 13명이 끝내 증인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국조특위 측이 불출석 증인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 국회 입법조사관과 경위들을 보내 주요 증인들을 청문회장에 데려오려 안간힘을 썼지만, 이에 응한 증인은 최씨 조카 장시호(구속)씨뿐이었다.
김성태 국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 조사인데 최순실이 참석하지 않아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라고 한다”며 “청문회에 불출석한 우병우, 최순실 등 11명의 증인에 대해 오후 2시까지 국정조사장으로 동행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11명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한꺼번에 발부한 것은 역대 가장 많은 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국회 경위 20여명에게 동행명령장이 담긴 봉투를 전달하는 세레모니까지 진행하며 의욕을 보였지만, 동행명령장이 강제성이 없다 보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회 직원들은 이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그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곳곳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서울 논현동 김 회장의 자택에 김 회장과 우 전 수석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이들은 이날 오전 현장을 방문했지만 두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이어 지방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충북 제천의 김 회장 별장으로 추정되는 집을 찾았지만, 여기서도 허탕을 쳤다. 수감 중인 최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은 동행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안봉근ㆍ이재만 전 비서관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 최순득씨,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은 주소지에 당사자가 없어 집행에 실패했다.
이에 앞서 최순실(공황장애), 이재만 전 비서관(수면장애, 위십이지장염, 구토 동반한 두통),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복시현상과 뇌경색 전조 증상으로 인한 복통과 고열), 안종범 전 수석(2015년 신장암 수술, 당뇨병, 공황장애 등으로 인해 계속 약물 복용 중),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5일 후두암 레이저 절제수술 실시) 등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댔고, 안봉근 전 비서관(여고생인 딸의 사생활 침해 우려와 대학 입시 영향)과 최씨 조카 장승호씨(베트남에서 운영중인 유치원의 학부모 미팅 일정)는 개인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동행명령장을 거부할 경우 국회 모욕죄가 적용돼 최대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증인을 강제로 구인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은 “이들의 출석 거부에 대해서는 국회 증언ㆍ감정에 관한 법률 13조에 의거해 국회 모욕죄를 적용하겠다”며 “증인들이 청문회장에 나오는 그 순간까지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가 버티는 증인들을 강제로 끌고 나올 방법이 없고 이들 대부분이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를 앞두고 있어 추가 청문회의 출석도 불확실하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