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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갈을 물려도 재갈을 뱉아내야 한다"

입력
2016.12.0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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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증인'. 차은택의 문화창조융합 사업에 반기를 들다 쫓겨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7일 국조특위에서 사업의 난맥상에 대해 증언했다. 뉴스1
'준비된 증인'. 차은택의 문화창조융합 사업에 반기를 들다 쫓겨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7일 국조특위에서 사업의 난맥상에 대해 증언했다. 뉴스1

“재갈을 물려도 알아서 뱉아야 할 때다.”

‘최순실 게이트’에 맞서다 해임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자 예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과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권력의 횡포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여 위원장은 지난 4월 차은택 감독 후임 본부장으로 임명됐으나 사업의 투명성을 문제삼다 한달 만에 해임됐다. 노 전 국장은 승마협회 감사를 정유라에게 유리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이 콕 찍어 “나쁜 사람”이라는 바람에 옷을 벗어야 했다.

이 두 사람은 7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 그 당시를 정확히 진술했다. ‘모르쇠’로 일관한 다른 증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여 위원장은 당시 1,300억원 규모였으나 엉터리처럼 운영된 문화창조융합 사업을 ‘4대강 사업’에 비유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비하자면 액수는 작지만, 문화 사업을 이렇게 운영하는 건 한 국가의 정신을 난도질 하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게임업계에 최순실 게이트가 있다는 소문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노 전 국장 역시 승마협회 감사에 대해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의 세부적 지시에 따라감사했고 그 때 이미 ‘조심하라’ ‘주의하라’는 여러 경고들이 내 귀에 들려왔다”면서 “그러나 사실 자체는 정확히 남겨야 된다고 생각했고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조금 더 용감하게 대처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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