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갈을 물려도 알아서 뱉아야 할 때다.”
‘최순실 게이트’에 맞서다 해임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자 예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과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권력의 횡포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여 위원장은 지난 4월 차은택 감독 후임 본부장으로 임명됐으나 사업의 투명성을 문제삼다 한달 만에 해임됐다. 노 전 국장은 승마협회 감사를 정유라에게 유리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이 콕 찍어 “나쁜 사람”이라는 바람에 옷을 벗어야 했다.
이 두 사람은 7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 그 당시를 정확히 진술했다. ‘모르쇠’로 일관한 다른 증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여 위원장은 당시 1,300억원 규모였으나 엉터리처럼 운영된 문화창조융합 사업을 ‘4대강 사업’에 비유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비하자면 액수는 작지만, 문화 사업을 이렇게 운영하는 건 한 국가의 정신을 난도질 하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게임업계에 최순실 게이트가 있다는 소문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노 전 국장 역시 승마협회 감사에 대해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의 세부적 지시에 따라감사했고 그 때 이미 ‘조심하라’ ‘주의하라’는 여러 경고들이 내 귀에 들려왔다”면서 “그러나 사실 자체는 정확히 남겨야 된다고 생각했고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조금 더 용감하게 대처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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