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장관 추천 때 영향력 인지”
“고위 관료와 가까운 사람이란 건 김기춘 비서실장 만나고 알았다”
靑에 朴대통령 만나러 서너 번 가
심야 독대 의혹엔 “절대 아니다”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최측근으로 국정농단 파문의 중심에 서 있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7일 최씨에 대해 “(박 대통령을) 조정이나 이런 부분은 모르겠지만,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 전 단장은 ‘최씨가 대통령을 상당히 조정하는 등 영향이 있다고 판단했느냐’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과 가깝다고 언제 인지했느냐’는 물음에 “김기춘 비서실장을 뵙고 나서 고위관료와 가깝구나 인지했다”고 증언했다.
차 전 단장은 2014년 6~7월쯤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을 공관에서 만난 데 대해 “(최씨가) 김 실장이 전화할 것이라고 했는데, 전화가 와서 가서 만났다”며 “가니 정성근 전 문화부 장관 후보자와 김종 전 차관이 공관 밖에 있었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가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인지한 것은 언제냐’는 질문에 “2014년 문화부 장관을 추천 드린 적이 있다. 최씨에게 요청을 받고 몇 분 추천 드렸는데, 계속 재요청을 받아 마지막에 김종덕 장관이 된 것으로…(인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관 추천 요청은 (최씨와) 만난 지 한두 달 정도 지나고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최순실이 장관ㆍ수석감을 알아보고 다닌 것이냐’고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며 “그 중 문화 쪽은 제가 추천했고 추천한 사람에는 영화계, 연극계 원로분들도 계신다”고 답했다.
차 전 단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일본에 있을 당시 최씨와 통화했다면서 “당시 ‘본인과의 관계는 (최순실 소유의) 테스타로사 카페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만난 것이고, 문화와 관련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라’고 했다”며 허위 진술을 강요했음을 털어놓았다.
차 전 단장은 최씨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 “최씨가 고집이 세다는 식의 이야기를 푸념식으로 한 두 번 했던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청와대에 몇 번 갔느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대통령을 뵈러 간 것은 한 서너 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과 수시로 심야 독대를 가졌다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절대 아니다”고 부인했다. 차 전 단장은 2013년 12월 박 대통령을 만난 부분에 대해선 “제가 기획한 행사를 최씨가 알고 나서 박 대통령이 세 차례 참석했다”며 “제가 직접 대통령에게 말한 적이 없고 최씨로부터 ‘VIP(박 대통령)’가 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온 행사는 팝아트 융합공연과 문화창조융합센터 개소식 등이었다고 소개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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