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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우"... 시청자 눈훔친 새 예능 '씬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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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우"... 시청자 눈훔친 새 예능 '씬스틸러'

입력
2016.12.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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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예능프로그램 ‘씬스틸러-드라마 전쟁’이 신선한 포맷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SBS 제공
SBS 새 예능프로그램 ‘씬스틸러-드라마 전쟁’이 신선한 포맷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SBS 제공

역시 배우는 배우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순간적으로 몰입해 눈빛부터 달라진다. 지켜보는 이들도 절로 숨을 죽이게 된다. SBS가 5일 첫 선을 보인 예능프로그램 ‘씬스틸러-드라마 전쟁’이 출연 배우들의 살벌한 연기력에 힘 입어 쏠쏠한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은 3%(닐슨코리아 집계)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관록의 연기파 배우들과 순발력이 발군인 예능인들이 모였다. 상황과 캐릭터만 제시되고 배우들이 즉흥연기로 콩트 한 편을 완성한다. 영화 ‘하녀’에서 모티브를 얻은 ‘하녀들’은 이규한과 세 여자의 치정 드라마로, 아내 최은경과 정부 김신영이 연달아 임신 사실을 알린 데 이어 존재조차 몰랐던 아들 김병옥까지 등장한 상황에서도 이규한은 김병옥이 흡연한 것으로 몰아가 혼을 내는 반전극으로 마무리 지으며 놀라운 재능을 발휘했다. ‘덫’이란 제목의 콩트에선 폭력조직에 잠입한 경찰 역을 받은 김정태가 경찰이란 증거로 제시된 수갑에 대해 “아내의 성적 취향”이라는 기상천외한 임기응변으로 맞대응하며 콩트에 참여하고 있던 배우들을 탄복하게 했다.

사전에 주어진 대본대로 연기하는 배우든, 대본 없이 애드리브로 응수하는 배우든, 돌발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정극연기를 이어가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일종의 프로의식까지 느껴진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허를 찌르는 프로그램”(채*) “너무 웃겨서 숨 못 쉴 뻔”(다**) “웃다가 배 아파 죽는 줄”(키*) “배우는 배우다. 몰입감 대단”(om****) 등 호의적 반응이 댓글로 올라왔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방송가에서 10여년 전 유행하던 콩트 형식의 예능이 통할지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갸웃했지만, 드라마를 접목하고 실제 배우를 캐스팅한 형식적 실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제작진은 지난 추석 연휴 때 선보인 파일럿 방송을 손질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다. 즉흥연기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즉흥극으로 전환되기 이전에 극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대본 작업에 특히 공을 많이 들였다. 드라마 작가와 시트콤 작가도 참여하고 있다. 연출자 황인영 PD는 “상황과 역할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도리어 배우의 상상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사전에 배우의 애드리브까지 예측해가면서 극의 흐름을 잡아 대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장면이 텅 비어 있긴 하지만 대본도 실제 드라마처럼 제본된 책 형태로 만들어 출연자들에게 준다.

김정태와 이준혁, 황석정, 이시언, 김병옥 등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신스틸러들을 섭외하는 데는 조재현이 도움을 줬다. 파일럿 방송에 참여했던 조재현은 자신이 정규방송에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연기력이 뛰어나고 애드리브에 강한 배우들을 여럿 추천했을 뿐 아니라 직접 김정태와 이준혁의 섭외를 성사시켰다는 전언이다.

한 현장 관계자는 “1, 2회 방송분은 24시간 가까이 촬영했다”며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과 기싸움이 대단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드라마 형식 예능이라 간접광고(PPL)도 여느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드라마에 나올 법한 제품군이 많았다. 황 PD는 “배우의 세계를 예능 형식으로 담아낸 프로그램이지만 연기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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