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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타버스’를 아시나요

입력
2016.12.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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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버스 덕분에 출퇴근길이 즐거워요.”

7일 오후 부산 영도구 봉래산 자락에서 중구 민주공원까지 운행되는 70번 시내버스 내부에는 각종 트리와 조명장식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추위에 떨다 버스에 오른 승객들은 환한 미소를 띄우며 “수고 많으세요. 산타할아버지”라며 운전대를 잡은 남부여객 김이순(60) 기사에게 훈훈한 인사를 건넸다.

이 동네에선 매년 12월이면 이 유명한 ‘산타버스’가 등장한다. 김씨는 2006년부터 차 내부를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하고 산타로 변신, 올해로 11년째 이 ‘루돌프’를 운행하고 있다.

올해로 버스 운전이 21년째인 김씨는 “어떻게 하면 승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2000년 사탕 바구니를 설치한 게 시작이었다”며 “친절도 봉사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는 DJ 노릇도 하다 이맘때면 산타로 변신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통상 11월 한 달간 버스를 꾸미고 어린이에게 줄 선물 500여개를 하나하나 직접 포장한다. 선물을 사는 비용은 자신의 용돈을 아껴 마련한다. 산타버스의 운행 기간은 인기와 비례해 점점 길어져 올해는 31일까지 진행된다. 김씨의 인기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많다.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산타 할아버지”라며 목놓아 부른다.

김씨의 봉사는 이 ‘산타버스’가 끝이 아니다. 김씨는 버스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어린이집 등에 산타 복장으로 선물을 나눠 주러 다닌다. 부산시내 대중교통업계 종사자 중 친절 모범활동으로 표창을 받은 기사들의 모임인 ‘부산유공친절기사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2001년 만든 사내 모임 ‘친절기사 어울림’을 통해서도 불우이웃돕기를 계속하고 있다. 연말에는 후원 아동들과 모여 송년회도 갖는다.

김씨는 “언론에 친절 사례로 보도되면서 다른 기사들에게도 친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회사서도 격려해준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산타버스 운행을 이젠 멈출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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