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빨라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 권장
겨울 불청객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예년엔 12월 초부터 나타나던 독감환자가 한 달 가량 앞서 보이더니 ‘유행주의보’단계에 근접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200개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에 온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인플루엔자) 의사환자(유사환자) 수는 올해 46주차(11월6~12일) 4.5명, 47주차(11월13~19일) 5.9명, 48주차(11월20~26일) 7.3명으로 유행단계인 8.9명에 근접했다. 이 같은 추세에 비춰볼 때 이번 주에는 유행주의보 단계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독감 환자 발생은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병의원 전문의들은 “지난주부터 독감의심환자가 크게 늘었고, 검사 결과 절반 가량이 A형 독감 양성반응을 보여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고 있다”며 “예년에는 보통 12월 초부터 독감환자가 보이는데 올해는 지난달 초부터 시작한 점에 비춰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독감은 38도 이상 고열과 기침, 목 아픔 등이 특징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한 달 이상 고생하는 등 독하기로 악명이 높다.
방역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독감은 특히 학생들을 중심으로 크게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한 반에 절반 가량이 집단결석 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14ㆍ중2)군은 “지난달 말 우리 반 친구들 중 2명이 한꺼번에 (독)감기로 결석했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생 반은 절반 가까이가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일반 사무실에서도 감기 때문에 결근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있다. 이모(44ㆍ회사원)씨는 “독감인지 일반 감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들 딸 남편까지 온 식구가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며 “이번 감기는 한 달 이상 오래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3만 원에 이르는 비용 때문에 독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꺼리고 있고, 이 때문에 적기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독감백신 무료접종 대상인 어르신 등 성인 환자가 예년보다 크게 줄고 있지만 집단 생활을 많이 하는 학생들이 주로 감염되고 있다”며 “독감은 통상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므로 지금이라도 병의원에 가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예년보다 유행이 한 달 가량 빨라졌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인체감염 우려도 있는 만큼 손 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더욱 더 잘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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