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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부익부 빈익빈' 현상 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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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부익부 빈익빈' 현상 더 심화

입력
2016.12.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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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은 10월 기준 한국영화 전체 매출액의 11.8%를 차지하고 있다. NEW 제공
올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은 10월 기준 한국영화 전체 매출액의 11.8%를 차지하고 있다. NEW 제공

올해 한국영화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흥행 상위권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전년보다 높아지면서 승자 독식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영화진흥위원회의 흥행 통계 자료(10월 기준)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국영화 흥행 순위 10위에 든 영화들의 관객 점유율은 75.3%, 매출 점유율은 70.3%인 것으로 조사됐다. 흥행 톱10 영화가 한국영화를 본 10명 중 8명 가까운 관객을 차지한 셈이다. 10월까지 상영된 한국영화는 288편이다.

흥행 상위권 개별 영화들의 점유율도 높았다. 한국영화로는 올해 유일한 1,000만 영화인 ‘부산행’은 한국영화 전체 매출 중 11.8%를 차지했고, ‘검사외전’은 9.8%를 가져갔다. 흥행 톱5 영화들의 매출 점유율은 43.7%로 5편의 영화가 전체 매출의 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한국영화계의 쏠림 현상은 매년 심화되고 있다. 흥행 톱10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2013년 52.6%였는데 2014년엔 61.3%, 지난해엔 68.8%를 기록하는 등 매년 급상승하고 있다. 매출 점유율도 2013년 57.4%에서 2014년 61.7%, 2015년 63.8%로 매년 오름세다. 올해의 경우 11~12월 흥행 통계를 포함해도 흥행 톱10 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스크린 독과점과 무관치 않다. 대형 영화가 극장에서 대규모로 개봉한 뒤 관객들을 독차지하는 상영 방식이 고착화하며 흥행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 톱10 시장점유율

◆2016년 한국영화 톱5 관객 점유율

※자료: 영화진흥위원회(2016년은 10월 기준)

한국영화계의 승자 독식 경향은 세계 최대 시장 북미(미국+캐나다)와 비교했을 때도 지나치다. 미국영화협회(MPAA)가 발표한 보고서 ‘2015년 극장 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시장에서의 전체 극장 매출은 111억달러였다. ‘쥬라기 월드’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등 흥행 톱10 영화가 극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38억5,370만달러로 전체 극장 매출의 34.7%를 차지했다.

돈 버는 영화만 더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현상은 충무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화 시장은 2013년 관객 2억명 시대를 연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관객 2억명을 이어가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흥행 상위권 영화에만 관객과 매출이 몰리면서 대다수 영화는 호황의 단맛을 못 보고 있다. 한국영화의 연간 상영 편수는 2013년 212편에서 2014년 243편, 지난해 284편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상영 편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소수 흥행 영화의 시장점유율은 높아지는 이상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몇몇 흥행 영화에만 수익이 집중되면 다양한 영화들의 등장은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장기적으로 한국영화계에 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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