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는 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100벌 가까운 옷을 만들어 최씨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조사’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옷을 만들어 대통령께 드렸냐’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 제가 드린 건 아니고 옷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씨는 ‘누가 가져갔느냐’는 질문에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라든지…최씨가 (대통령에게) 전달을 했다”고 했고, ‘대통령 옷을 몇 벌 만들었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세보지는 않았는데, 한 100벌 가까이 된다”고 답했다. 고씨가 운영했던 빌로밀로에서 만든 가방을 박 대통령이 들고 다닌 것은 알려졌지만, 고씨가 옷을 만들었다는 것은 처음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보도를 통해 공개된 ‘샘플실’에서 박 대통령 옷을 제작했다고 답했다. 또 ‘최순실을 만난 게 언제냐’는 질문에 “2012년 대선이 끝나고 난 후 처음에는 가방을 오더(주문)하면서 간단히 알게 됐고, 2, 3개월간인가 반년 정도는 가방만 하다가 가방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옷과 함께 빨리 진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빌로밀로라는 가방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 연락이 와서 가방을 보여주러 가면서 (처음 최씨를)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옷의 제작 단가에 대해 ‘가격은 30만원 이하로 만들라고 했다던데 맞느냐’는 질문에 “그런 금액은 정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 제품 가운데 박 대통령이 사용한 가방이 30∼40개라고 밝혔다.
그는 “비서관에게 가방을 건네주면 처음에는 가방을 다른 분에게 선물해주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기사를 보고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을) 알았다”며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가방은) 브랜드가 없어야 하니까 그 때부터 브랜드 없는 가방으로 쭉 해왔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들었던 가방의 판매대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제가 받은 건 오스트리치(타조) 가죽 제품은 120만원 정도, 악어 가죽 제품은 280만원(이상 도매가)”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씨가 김종 전 문화부 차관을 어떤 존재로 바라봤느냐’는 손 의원의 질문에 “수행비서?”라고 했고, ‘최씨가 김 전 차관에게 무시하는 발언을 했느냐’고 재차 묻자 “그런 발언을 직접은 안 했는데, 뭔가 계속 지시하고 얻으려 하고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TV에서만 봤다”고 했고, ‘최씨가 김기춘을 입에 올린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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