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는 7일(한국시간)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잉글랜드의 축구 클럽 배싱스토크타운FC가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 매물로 등록되었다고 보도했다. 경매 시작가는 0.99파운드(약 1,500원)다.
이 축구 클럽은 인터넷 경매에 등록된 지 4시간 만에 입찰 가격이 6만5,900파운드(약 9,700만원)까지 치솟았다. 매물 등록자는 ‘중고’ ‘사용한 흔적이 있음’ ‘소장용으로만 이용 가능’이라는 제품 설명을 덧붙였다.
배싱스토크타운FC는 영국 햄프셔주에 위치한 축구 클럽으로 1896년에 창단됐다. 현재 7부 리그에 해당하는 ‘서던 풋볼 리그 프리미어 디비전’에 속해있다. 팀의 모토는 ‘후퇴는 없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구절 ‘Vestigia Nulla Retrorsum’다.
후퇴는 없다지만 전진도 힘든 상황이다. 배싱스토크타운FC는 200만파운드(약 30억원)의 부채 때문에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6년 간 구단주를 맡아왔던 기업가 라피 라자크(67)도 지난달 더 이상의 재정 지원은 없다는 말과 함께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
이 사건은 한 팬이 저지른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배싱스토크 지역 언론 ‘배싱스토크 옵저버’는 “팀의 서포터즈이자 전 감독이었던 사이먼 후드(32)가 새로운 구단주를 찾기 위해 팀을 이베이 경매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후드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낙찰자가 없으면 팀에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아주 오랜 전통을 가진 클럽이 공중 분해될 수도 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보다는 경매에 등록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이 합법적이며, 이미 일본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세계 각지의 사람들로부터 매입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 했다.
한편 구단 측은 클럽을 경매에 매물로 등록한 사실을 부인했다. 구단 관계자는 “클럽의 팬이 저지른 소동이다. 그는 구단의 소유권도 가지고 있지 않고, 구단을 판매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구단 운영진이 클럽의 미래를 위해 물밑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클럽을 경매에 등록한 사이먼 후드는 “(그들에게)누가 클럽을 소유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구단주? 팬? 팬이 없으면 클럽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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