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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플레이어=대세?' 스포츠계도 '만능'이 환영 받는다

입력
2016.12.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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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셀 웨스트브룩/사진=오클라호마시티 썬더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러셀 웨스트브룩(28ㆍ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 현대 농구에서 결코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록 중 하나인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득점ㆍ리바운드ㆍ어시스트ㆍ블록ㆍ스틸 중 세 부문에서 두 자릿수)에 도전한다.

웨스트브룩은 2016-2017시즌 NBA 정규리그 22경기에 출전해 31.0득점(2위) 10.9리바운드(9위), 11.3어시스트(2위)를 기록 중이다. 그는 최근 6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1989년 마이클 조던(53) 이후 27년 만이다. 시즌 끝까지 지금의 평균 기록을 유지한다면 웨스트브룩은 1962년 오스카 로버트슨(30.8득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 이후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올린 역대 2번째 선수가 된다.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멀티 플레이어들이 '대세'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올 시즌 트리플크라운(서브ㆍ블로킹ㆍ후위 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한 5명 중 3명은 시즌 득점 5위 이내에 포진한 대세 외국인 선수들이다. 우리카드의 파다르(310점ㆍ2위), KB손해보험의 우드리스(287점ㆍ4위), 대한항공의 가스파리니(282점ㆍ5위)가 그들이다.

야구계에서도 다재다능한 선수들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에릭 테임즈(30)가 대표적이다. 한국프로야구(KBO) NC 다이노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테임즈는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그는 지난해 47홈런 40도루로 리그 사상 첫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20-20 클럽'만 해도 호타준족으로 평가 받는 상황에서 '40-40 클럽'의 임팩트는 실로 엄청났다. 그 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도 테임즈의 몫이었다.

올해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김하성(21ㆍ넥센 히어로즈)과 황재균(29ㆍ롯데 자이언츠)이다. 김하성은 20홈런 28도루, 황재균은 27홈런 25도루를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인정받은 골든글러브 후보 45명 명단에 포함됐다. 최근 은퇴한 이병규(42) 역시 프로 생활 19년 간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꼽히며 올스타 기량을 뽐냈다.

단체종목의 경우 현재 추세는 대체적으로 팀 조직력을 밑바탕에 깐 '토털'이다. 이러한 흐름에서는 다재다능한 선수들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감독들 역시 이러한 선수들이 많을 때 더 다양한 전술을 시도할 수 있다.

개인종목에서도 '멀티 능력'은 필수적인 게 되고 있다. 박성현(23ㆍ넵스)은 장타력과 퍼트 능력의 조화로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인자'에 오를 수 있었다. 박성현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265.59야드(1위)에 달한다. 그는 2위 김민선(254.72야드) 보다 무려 12야드 정도 멀리 보낸다. 장타뿐 아니라 퍼트도 정교하다. 평균 퍼팅수 29.81개로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드라이버 비거리와 평균 퍼팅수 모두 5위 이내 들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박성현은 지난해 드라이버 비거리 1위(254.28야드)에 올랐지만, 평균 퍼팅수에선 74위(31.15개)에 그쳤다. 비거리를 12야드나 상승시켰고, 퍼팅수에서도 커다란 발전을 보였다. 골프계에선 흔히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말을 한다. 박성현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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