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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發 위기… 글로벌 경제 ‘도미노 쇼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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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發 위기… 글로벌 경제 ‘도미노 쇼크’ 초긴장

입력
2016.1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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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은행권 부실채권 421조원

줄도산 땐 충격파 심상찮을 듯

유로존 붕괴→ EU 경기 침체에

세계 경제 둔화 직격탄 우려도

“ECB서 결국 지원에 나설 것”

각국 증시 아직은 큰 요동 없어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이어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이탈리아발(發) 금융위기 가능성이 세계 경제에 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탈리아 은행의 줄도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붕괴로 이탈리아 경기 후퇴→유럽연합(EU) 경기 침체→세계 경제 둔화 등의 연쇄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상원의 기능ㆍ규모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안 국민투표가 부결되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가뜩이나 부실한 이탈리아 은행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민간 자금을 모아 은행권 구제금융을 추진하려던 정부 계획이 총리 사임으로 제동에 걸렸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설 정도로 이탈리아 은행 부실은 이미 임계점에 닿아 있다. 현재 부실채권 규모만 3,600억 유로(약 421조원)에 달한다.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20%, 유로존 전체 부실채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이탈리아 은행의 평균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16.9%(올해 3월 기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의 평균 NPL이 5%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NPL은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어렵게 된 부실채권이다.

특히 이탈리아 은행 줄도산의 도화선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3위 은행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몬테데이파스키디시에나(MPS)의 자기자본 대비 순부실채권 비율은 무려 249%(올해 3월 기준)에 달한다. 이 은행은 올해 7월 유럽금융감독청(EBA)이 실시한 재무건전성 검사에서 유럽 51개 주요 은행 중 꼴찌를 차지했다. MPS는 추진하던 50억 유로 규모의 민간 유상증자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워지자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총리 사퇴로 들어설 과도 정부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긴 어려운 만큼 내년 상반기 조기 총선 전까진 은행 부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은행들이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MPS 등 8개 은행이 부도위기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은행의 줄도산은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동유럽 국가에 대출을 많이 해준 이탈리아 은행들이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동유럽 국가의 경기침체가 유럽의 경기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상황이 유사한 그리스ㆍ포르투갈 은행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이들 은행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것도 유럽 경제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 총선에서 유로존에 회의적인 정당인 오성운동이 집권한 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EU 탈퇴가 확정될 경우 유로존 존립 자체도 휘청거리게 된다.

하지만 5일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ㆍ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하는 등 시장은 비교적 잠잠한 편이다.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EU 탈퇴) 때 대규모 유동성을 지원해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원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유로존 탈퇴에 대해서도 김위대 팀장은 “지지율 30%인 오성운동이 정권을 잡아도 유로존 탈퇴 법안이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한 뒤 국민투표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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