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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 여객선 사업자 선정…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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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 여객선 사업자 선정… 후폭풍 예고

입력
2016.1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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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해양청, 자기모순 격 사업자선정

"재공모 불가" 하더니 갑자기 번복

심사거부ㆍ정족수 미달 등 파행

'최순실 국정농단' 판박이?

태성해운이 포항-울릉 여객선 새 사업자로 선정된 지난 2일 포항여객선터미널 태성해운 발권 창구 앞에 축하화환이 놓여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태성해운이 포항-울릉 여객선 새 사업자로 선정된 지난 2일 포항여객선터미널 태성해운 발권 창구 앞에 축하화환이 놓여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우여곡절 끝에 포항-울릉 여객선을 운항할 새 사업자가 선정됐지만,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의 납득하기 어려운 업무처리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가렸지만, 이번 선정 과정에 불거진 로비와 청탁, 압력, 특혜 등 난무하는 온갖 설에 대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해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포항-울릉 4차 신규 여객선 운항 사업자 사업자선정위원회에서 단독 응모한 ㈜태성해운을 선정했다.

지난달 15일 열기로 한 1차 심의는 심사위원들이 이번 선정과정의 문제성을 들어 무기명심사를 요구했지만, 포항해양청이 불허하자 집단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이어 지난달 23일, 30일 잇따라 열린 심의위도 정족수 미달로 선정에 실패한 끝에 지난 2일 4차 회의에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사업자 공고 이전부터 말이 많았던 만큼 앞길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포항해양청은 태성해운 선정 당일 사업자선정과정에서 부당성을 제기한 사무관을 다른 지역으로 인사조치했다. 사무관 승진 5년이 넘었지만, 초임 사무관이 하는 자리로 밀렸다. 명백한 보복성 좌천인사라는 게 지역 해운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사업자선정 관련 업무를 맡았던 다른 직원 1명도 상부의 일방적 지시에다 끊이지 않은 악성민원을 견디지 못하고 1년 휴직에 들어갔다.

사업자 공모 공고 과정에도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4월 태성해운은 2013년 말부터 운항해 온 포항-울릉간 여객선 면허를 취소당했다. 태성의 경쟁사가 낸 면허취소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원고승소판결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태성은 같은 달 4월 다시 사업면허를 신청했지만 유야무야됐고, 포항해양청은 6월에 새 사업자 선정공고를 내 7월에 대저건설을 선정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태성은 또다시 사업면허신청을 했고, 포항해양청은 2차례나 "신규사업자 선정 후 1년 내 재선정하지 않는다"는 관련 법규와 " 울릉도 계류지 부족"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그러다 갑자기 지난 10월 사업자선정 공고를 낸 것이다. 게다가 포항해양청은 태성해운의 울릉도 정박부두도 8개월은 울릉 사동항, 나머지 기간은 저동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했다. 해양청이 스스로 반려사유로 내세운 문제점을 직접 해결해 준 셈이다.

이 과정에 특정 국회의원의 압력설도 흘러 나왔다. 지역 해운업계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그 동안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분명치 않았는데 결국 이렇게 터지지 않았냐"며 "이번 건도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전부 외압이나 로비는 없었다고 하는데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태성해운이 다시 포항-울릉항로를 운항하게 됨에 따라 이 항로에는 기존의 대저해운의 썬플라워호(2,394톤ㆍ정원 920명)와 계열사인 ㈜대저건설의 썬라이즈호(388톤ㆍ정원 442명)에다 태성해운의 우리누리1호(534톤ㆍ정원 449명)까지 가세해 3척의 여객선이 다니게 됐다.

이에 대해 윤석홍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은 “사업 신청이 들어오면 규정상 13일 이내 답을 내놔야 해 일단 반려한 것이지 반려했다고 불가하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태성해운이 포항-울릉간 선박 취항을 희망하는 6,000명의 서명을 받아 왔고, 모든 과정은 절차대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또 “인사가 난 직원은 그 동안 업무에 많은 부담을 토로하고 이번 공모 과정에 결재도 거부했는데 누구든 좋게 봐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본인도 전보를 원했고 발령이 나서 좌천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앞뒤가 맞지 않은 답변을 내 놓았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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