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직원 468명 릴레이로
원고지 1만6500매 전권 완성
결혼이주 중국인도 필사 도전
태백산맥문학관에 영구 전시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전체 10권을 그대로 옮겨 쓴 필사본(筆寫本) 24점이 전남 보성군에 기증됐다. 필사에 도전한 독자는 일반 시민, 단체, 보성군청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으며 필사본은 태백산맥문학관에 영구 전시된다.
6일 보성군에 따르면 일반인 21점, 보성군청 공무원 1점, 조정래사랑다음카페회원 1점, 벌교읍 태백산맥깊이읽기독서모임 1점 등 총 24점의 ‘태백산맥’필사본이 기증됐다. 군은 오는 10일 벌교 태맥산맥문학관에서 감사패 수여와 기증행사를 한다.
필사본에 도전한 계층은 다양하다. 보성군 직원들은 지난 8월부터 10월말까지 3개월에 걸쳐 이용부 군수, 강복수 군의회의장 등 공직자 468명이 참여해 200자 원고지 1만6,500여매의 태백산맥 10권 전체를 필사했다.
한국으로 이주한 중국인 통이윈(47ㆍ여)씨도 있다. 그는 “결혼해 살면서 좀 더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도전했다”고 했다. 필사 기간은 2014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중국에 체류한 기간 4개월 정도를 제외하고 2년 2개월이 걸렸다. 그는 2년전 필사를 마친 안정자(81)씨의 며느리이기도 하다.
필사본은 조정래 작가의 평소 뜻에 따라 문학관 안에 있는 기존 작가의 방을 줄여 새로 마련한 공간에 전시한다. 작가의 방은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리모델링해 국내 유일의 필사본전시실로 만들었으며 필사본은 영구 전시된다.
필사본을 기증한 독자는 개인 22명과 단체 2곳으로 첫 기증자는 2002년 5월 조정래 작가의 아들 조도현씨며 2003년 8월 조정래사랑다음카페 119명의 회원들이 두 번째 기증했다. 기증행사에는 이용부 군수와 조정래 작가 부부, 송영석 해냄출판사 대표, 기증독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필사본에는 독자들의 제각각 삶의 의미와 사연이 숨어 있다”며 “필사 원고지와 독자들의 다양한 노트들이 관람객에게 또 다른 감흥을 일으킬 수 있는 전시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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