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박모(33)씨는 매달 열리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직장 문제로 매번 게시판에 붙어있는 공지문만 봐야 했다. 박씨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아파트의 많은 문제를 결정하는데 회의과정을 자세히 알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과 밀접한 경비ㆍ청소용역업체 선정이나 장기수선공사 여부 등을 결정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동별 대표자 등 소수만 참석하고 회의과정이 공개되지 않는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인천시는 아파트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스마트폰과 TV, 컴퓨터로 실시간 시청할 있도록 광역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20개 단지에 실시간 방송장비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인천시민 300만명 중 약 54%인 160여만명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연간 관리비만 1조200억원 규모다.
시는 중구 영종하늘도시 한라수자인과 동구 휴먼시아 2단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롯데캐슬캠퍼스타운 등에 1억5,000만원을 들여 방송장비를 구축했다. 이들 아파트 주민들은 매달 열리는 대표회의를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또 단지별로 홈페이지가 만들어져 전자투표로 직접 의사 결정을 하거나 아파트 소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입주자대표회의를 실시간 공개함으로써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과 의혹을 없애고 관리비 비리를 막을 수 있도록 방송장비 설치를 지원하게 됐다”며 “사업 결과와 입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다 많은 아파트단지에 방송장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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