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바늘로 주사 맞은 듯 보여”
“노화방지 시술 받은 거 아니냐”
靑 의무실장 “당일 진료 없었다”
당시 靑 CCTV 기록도 삭제 돼
경호실장ㆍ민정수석은 아예 불참
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의 청와대 등에 대한 2차 기관보고에선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타깃이 됐다. 오는 9일 탄핵 표결을 앞두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의 국정개입, 청와대의 주사제 등 의약품 구입내역도 도마에 올랐다. 다만 7시간 행적의 단서를 쥐고 있는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과 청와대 비서실의 핵심인 최재경 민정수석은 모습을 보이지 않아 위원들의 반발을 샀다.
특위 위원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추궁했지만 기존 청와대 해명 이상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시 행적과 관련해 “관저에도 집무실이 있다”고 답하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저에 집무실이 있었다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왜 ‘대통령의 소재지를 모른다’고 답변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 하루 전과 당일 박 대통령의 사진을 대조하면서 “전문가들이 보면 얼굴이 다르다고 한다”며 “(당일 사진은) 작은 바늘로 주사를 맞은 얼굴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고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 또 대통령 경호실 업무보고 자료에 나온 청와대의 의약품 구입 목록에 ‘프로스카’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포함됐다고 소개하고, “5분의 1로 절단 시 발모치료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누군가 매달 이 약을 8정씩 받아갔다”며 “5분의 1로 절단하면 한 달치 발모제가 된다.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에게 “비선 의료진들이 관저에 들어와 대통령에게 안티에이징(노화방지) 시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이 실장은 “제가 아는 한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에 대한 진료는 없었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 연수 중인 간호장교 조 모 대위의 시술이 있었는지 추궁하자, 이 실장은 “조 대위는 제 통제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 있다. 조 대위가 주사를 놓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지금 거론되는 미용주사제나 마취제, 향정신성 의약품 등을 포함해 처방된 사실이 있느냐”는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2015년 6월 24일 청와대 의약품 불출대장(출고내역을 기재한 문서)을 보면 (수령자가) ‘사모님’으로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7시간 논란을 해소시켜줄 청와대 내부 폐쇄회로(CC)TV는 이미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석 경호실 차장은 “보존기간이 지나 보존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 실장은 폐쇄 결정 이전 2월 7일 통일부의 국회 보고와 상충되는 결정이라는 지적에는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논의가 시작됐다”며 “국가안보보장회의(NSC)에서도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폐쇄를 지지했다”고 답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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