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ㆍ저축銀ㆍ캐피탈보다
10%p 가까이 금리 저렴
저신용 서민들 노크 급증 추세
대환대출 전문 P22 업체까지 등장
3개월 전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의 수술비로 급전이 필요했던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급하게 카드론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연 20% 이자에 2년 간 균등상환으로 매달 갚을 빚은 50만9,000원이나 됐다. 그러던 중 김씨는 이달 초 주변 소개로 알게 된 P2P(peer to peer)금융업체에서 24개월 상환, 연 11.7% 이자로 ‘대환 대출’에 성공했다. 덕분에 2년 간 이자 총액이 221만여원에서 126만여원으로 줄면서 월 부담액도 46만9,000원으로 감소했다.
불특정 다수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자금을 필요로 하는 개인에게 투자하는 P2P금융에서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은행의 저금리 대출상품 문턱을 넘기 어려운 저신용ㆍ저소득 서민들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 상품 대신 P2P금융을 통해 이자를 줄이는 ‘빚 테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 푼이라도 돈을 아끼고 싶어하는 서민들에게 P2P 대환 대출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낮은 상환 금리다. 평균 연 20% 중반대인 대부업체 대출, 연 20% 안팎인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출에 비해 P2P 금리는 10%포인트 가까이 낮다. 일부 P2P금융업체에서는 개인 신용도나 상환기간 등에 따라 연 7~8%의 이자로도 대출이 이뤄지기도 한다. 정부의 중금리 대출상품으로 연 6~10%(은행권 기준)의 이자를 부담하는 ‘사잇돌 대출’에 견줘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P2P 대환대출을 찾는 서민들도 급격히 느는 추세다. 2007년 설립된 P2P업체 ‘팝펀딩’ 관계자는 “초기 개인대출은 생활비와 병원비 용도 대출이 70~80%였으나 최근에는 대환 대출이 절반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P2P업체 ‘어니스트펀드’의 경우, 최근 1년여 동안 개인대출자 874명 중 49%(428명)가 대환 대출 이용자로 집계됐다.
최근엔 아예 대환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P2P업체까지 등장했다. ‘30CUT’(써티컷)이라는 이름의 업체인데, 신용카드대출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대출이자를 ‘30%’ 인하해 농협은행 대출로 전환해주고 있다.
서민들로서는 사잇돌대출, 햇살론 등 중금리 대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P2P 대환 대출이라는 선택지가 추가돼 한층 부담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적절한 P2P 대환대출 상품 이용 시 이자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는 만큼 서민들이 꼼꼼히 선택한다면 현명한 빚테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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