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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배우들 간의 기싸움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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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배우들 간의 기싸움이 뭐예요?"

입력
2016.12.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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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은 “투자 등이 여의치 않았던 여성 영화에 출연한 것만으로 책임감과 애정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엄지원은 “투자 등이 여의치 않았던 여성 영화에 출연한 것만으로 책임감과 애정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배우 엄지원(39)에게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미씽’)는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책임감”이라는 단어에 눈을 뜨게 됐고, “대화와 교감”이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엄지원은 “여자들의 영화라고 기획과 투자가 안 되는 현실에 정면 승부하고 싶었고, 돌파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고 했다.

엄지원의 말마따나 ‘미씽’은 엄지원과 공효진 두 배우가 이끄는,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다. 이혼 후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갑자기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와 딸을 찾아 다니는 이야기다. 영화 시작 10분여 만에 거짓말처럼 사라진 한매를 찾아 동분서주 하는 지선의 추적을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한매의 이름과 나이, 출신 등이 모두 가짜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휩싸이는 엄마 지선의 뜨거운 모성이 가슴 저리게 한다.

영화가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관객 수가 보장되는, 티켓파워를 지닌 남자배우들의 ‘브로맨스’ 영화도 아니고, 상업적으로 안전할 만한 스토리도 아니”어서 투자를 받기 힘들었다. ‘미씽’은 엄지원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책임감 같은 게 작동한 것 같다”며 “이 영화가 좋은 반향을 일으킨다면 앞으로 여성 영화에 대한 인식도 바꿔놓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엄지원은 ‘미씽’의 이언희 감독, 공효진과 많은 대화를 오랫동안 나눴다. 엄마이면서 이혼녀, 일하는 여성 등 여러 짐을 짊어진, 현대사회 여자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시나리오에 반영하는데 집중했다. 엄지원이 “상대 배우와 가장 많은 대화를 한 작품”이라고 꼽을 정도다.

엄지원(오른쪽)과 공효진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지선과 아이의 보모 한매를 각각 연기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엄지원(오른쪽)과 공효진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지선과 아이의 보모 한매를 각각 연기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한매를 찾는 데 온 신경을 기울이던 지선은 무능한 경찰과 이기적인 남편, 오직 애만을 생각하는 시어머니 사이에서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 한국사회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갈 만하다. 가난 때문에 팔려오다시피 결혼한 중국인 한매도 가부장적인 시어머니와 폭력 남편으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는다. 여러 현실적인 설정에 배우들은 많은 공감을 했고, 이를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한 작품에 두 유명 배우가 등장하면 으레 있기 마련인 ‘기싸움’은 없었을까. 엄지원은 “전혀 없었다”며 “기싸움이 뭐예요?”라고 되물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저나 (공)효진이 둘 다 그런 성격도 아니고, 감정을 소진하는 영화인 탓에 허튼 곳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어요. 그저 ‘그 장면은 좀 별로였지?’ ‘너 그렇게 하니까 이상하더라’ 등 ‘돌직구’를 서로 던지면서 의지하기 바빴어요.”

엄지원은 지난 8월 개봉해 559만 명의 관객을 모은 ‘덕혜옹주’가 든든한 힘이 됐다고 했다. ‘덕혜옹주’의 주연인 손예진과 돈독한 사이인 엄지원은 “이것 보세요. 저희끼리 559만 돌파 케이크로 자축파티도 했죠”라며 손예진 등 동료 배우들과 파티를 하며 찍은, 휴대폰 속 사진도 보여줬다. 그는 “흥행이 잘 되어 (여자)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여자배우에겐 여전히 녹록하지 않은 충무로 분위기를 안타까워했다.

“‘미씽’은 모성으로 출발하지만 여성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한국사회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죠. 아직 엄마는 아니지만 아내이자 며느리로서 느끼는 점도 많았고요. 아이요? 아이는 조금 더 있다가 생각하려고요. 그보다 나라 걱정이 더 앞서네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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