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정부서울청사로 이전
대기업 자금 흐름 내역 등 보관
“작은 충격에도 훼손” 극도 신중
무진동 특수차 7대ㆍ경찰차 호위도
9일 새벽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 무(無)진동 특수화물차 7대가 등장한다. 화물차를 호위할 경찰차와 사이드카도 대기한다. 경찰과 엔지니어 등 50여명의 인력도 참여한다.
이는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의심스러운 거래 정보를 분석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전산서버 250대를 옮기기 위해 동원되는 차량과 인력들. 금융당국 관계자는 5일 “FIU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를 떠나 금융위원회가 있는 1㎞ 남짓 떨어진 정부서울청사로 이사한다”며 “FIU 서버 이동은 현금 수송만큼이나 안전과 보안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버 운송이 ‘특수 작전’을 방불케 하는 것은 이 서버에 고액현금거래, 자금세탁 및 탈세 의심거래 등 주요 금융거래정보가 무려 9,300만건이 담겨 있기 때문. 최순실 사태의 주요 인물들의 금융거래 내역과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의 자금흐름내역 등도 모두 이 서버에서 나온 것들이다.
서버에 담긴 금융정보들은 작은 외부 충격에도 훼손될 우려가 커 수송작업은 신중하게 진행된다. 서버는 무진동 특수화물차 7대에 나뉘어 실려진 뒤 교통혼잡을 피해 자정 이후 경찰차와 사이드카의 삼엄한 경비 하에 이동한다. 이렇게 1㎞를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0~50분. 이전작업에 드는 비용만 7억원이다. FIU 관계자는 “금융전산서버가 외부 충격에 오류를 일으키거나, 무단 탈취 사고 등으로 외부 유출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상금이 70억여원에 이르는 손해보험에도 가입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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