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식에 대통령까지 참석했지만
차은택 등 비선실세 개입 의혹
도의회 특위조사 연말까지 연장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화룡점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극찬 속에 첫 삽을 뜬 K-컬처밸리 사업이 최순실(60) 게이트 여파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K-컬처밸리 기공식에 직접 참석, 축사를 통해 정부지원까지 언급한 박대통령의 약속이 무색해졌다.
5일 경기도 한류월드사업단과 CJ그룹에 따르면 K-컬처밸리는 경기 고양시 대화동과 장항동 일대 30만㎡에 사업비 1조4,000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융복합공연장과 호텔, 쇼핑몰 등 한류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 사업이다.
5월 화려한 기공식에 이어 8월 12일 융복합공연장(2,150석) 공사를 시작한 K-컬처밸리는 사업 5개월이 지나도록 지하 땅파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찾은 현장은 가림막으로 막아 놓은 채 터파기 공사 소음만 요란하게 들렸다. 당초 내년 말 준공계획이지만 공정은 8, 9%대로 한 자릿수 공정에 머물고 있어 이대로라면 기한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K-컬처밸리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비선 실세 연루 사업이라는 국민적 의혹의 정점에 서면서 사업자 측이 공사강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다,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자들과의 협상도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도의회 K-컬처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특위)도 비선실세 의혹 사업으로 규정하고 사업전반을 들여다보고 있어 향후 사업전망마저 불투명하다.
CJ 측은 내년에 K-컬처밸리의 핵심시설인 호텔과 쇼핑몰 등을 착공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나돌고 있다. 당초 조만간 호텔과 쇼핑몰 등을 지을 부지 매입에 나서려 했으나, 비선실세가 연루된 사업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 매입에는 1,600억원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계속된 의혹제기로 예기치 않게 발목이 잡히다 보니, 투자유치 논의를 비롯해 공사 공정 전반이 답보”라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미 있는 공사공정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도의회 특위는 CJ가 민자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최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개입됐다는 의혹, 경기도의 ‘한류마루’ 건립계획이 CJ주도의 ‘K컬처밸리’로 바뀐 정황, 공시지가의 1%대의 토지 대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규명을 위한 조사활동기한을 이달 5일에서 31일로 연장했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m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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