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한국창작모던발레를 이끌어온 민간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SBT)가 단장과 예술감독에 나인호, 조현경을 선임했다. 둘은 김인희 단장과 제임스 전 예술감독의 뒤를 이어 201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SBT 창단 멤버인 나인호와 조현경은 부부 사이로, 김인희-제임스 전에 이어 ‘부부 리더십’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인호는 2003년 무릎 부상으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SBT의 주역무용수로 활동했다. 이후 그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공연장을 운영하는 등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조현경 또한 주요 배역을 맡으면서 2009년부터는 지도위원에 위촉돼 100여 편 이상의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렸다.
SBT는 국내 최초로 발레에 록 음악을 사용한 대표작 ‘Being’을 비롯한 창작 작품으로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 국내 3대 발레단으로 자리 매김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메르스 발병 당시공연을 하지 못하자 적자가 누적되는 위기를 맞았다.
김인희 현 단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30명이었던 단원들이 20명으로 줄었다”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신임 단장은 이에 “재정이 어렵지만 작품의 예산은 결코 줄일 생각이 없다”면서 “수익 창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SBT는 이날 제2의 도약으로 중심축을 뜻하는 허브(HUB) 개념을 제시했다. 인천공항에서 우연히 허브를 떠올렸다는 나 단장은 SBT가 주축이 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에 소속되지 않은 인재들을 불러 모을 겁니다. 외국 예술가들과 계속 소통을 할 것이고요. 또 명화 프린트, 현대 무용, 연극 등 다른 장르와 협업한 경험을 살릴 계획입니다.”
김인희 단장과 제임스 전 예술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SBT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레를 접하지 못해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발레를 보여주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발레 시장이 커지면 우리 SBT의 몫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해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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