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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987년 이미 ‘동맹에 세금 물려라’광고… 중국도 견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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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987년 이미 ‘동맹에 세금 물려라’광고… 중국도 견제할 것”

입력
2016.12.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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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1987년 미국 일간지에 낸 광고.
트럼프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1987년 미국 일간지에 낸 광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노선을 깊게 분석하는 기사를 냈다. SCMP는 트럼프가 “동맹에게 세금을 물리라”고 했던 1987년 뉴욕타임스ㆍ워싱턴포스트ㆍ보스턴글로브 광고에 주목하면서도 “트럼프가 고립주의를 표방했지만 그로 인한 중국의 반사이익은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실었다.

앞서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올해 2월 “트럼프가 지금은 로널드 레이건을 따라가지만 한때 9만4,801달러를 들여 레이건 정부의 외교정책을 질타한 적이 있다”며 1987년 그가 3개 미국 일간지에 실었던 광고를 소개했다. 이 광고에서 트럼프는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동맹국으로서 우리가 보호를 강화하는 데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만들라”며 “위대한 우리나라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자”고 밝혔다. SCMP는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구호를 내걸어 자신의 공약을 가다듬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대선기간 일본과 한국에 군 주둔비용을 지불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그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다만 SCMP는 트럼프가 아시아 동맹 약화를 의도하진 않았다고 봤다. 오히려 중국이 트럼프의 새 표적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선언이 트럼프의 1987년 광고에 담긴 메시지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번즈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는 “1987년 당시 일본은 안보동맹이기는 하지만 최대의 무역이익을 획득하며 경제력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었다”며 “현재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트럼프가 견제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존 네그로폰테 조지워싱턴대 교수도 “트럼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으로 인한 중국의 반사이익은 단기적”이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무역견제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의 과감한 외교행보와 레토릭이 선거용 혹은 과시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가 기업가 출신답게 협상가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번즈 교수는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는 ‘최대한 이익이 되는 지점에서 시작하라’는 대목이 나온다”며 트럼프가 일부러 모든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파격발언을 이어가고 있을 뿐 실제 협상에선 합의를 중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SCMP는 특히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트럼프의 통화가 중국을 놀라게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도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외교정책 전문가 윤순 연구원은 “중국은 과거 미국 대통령들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해왔음을 알고 있다”며 “중국 지도부가 트럼프의 발언을 아주 무겁게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처토프 전 미국 국토안보부장관도 “트럼프가 강경 고립주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을 동맹과 무력으로 견제하되 대화상대로 존중하는 1970년대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식 현실주의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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