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ㆍ사람 준비되면 방향 결정”
특검팀 사무실 대치동에 구해
미르ㆍK재단, 최순실 집과 가까워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이끌고 있는 박영수(64ㆍ사법연수원10기) 특별검사가 수사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주초부터 검찰의 수사기록을 검토해 수사 밑그림 그리기에 돌입한다.
4일 박 특검은 “사명감과 수사능력을 기준으로 파견 검사를 요청했다”며 “내일(5일) 쯤 파견 발령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이어 “가급적 이번 주 중반까지 (나머지 10명의 검사 파견 요청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와 국정원 댓글 사건을 함께 수사했던 이복현ㆍ단성한 검사도 파견 검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박 특검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속도라면 박 특검은 지난달 30일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수사팀 핵심인력 구성을 마무리짓고 수사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주초 청와대가 특검보 4인을 임명하고 및 1차 파견 검사들이 출근을 시작하면 우선 검찰로부터 넘겨 받은 수사기록부터 살펴볼 예정이다. 박 특검은 “조직과 사람이 준비되면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한 기록을 빨리 검토해야 한다”며 “기록검토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앞서 최씨 등 주요 피의자들에게 법리적으로 논란이 많은 직권남용 혐의 대신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거진 의혹이 방대한 상황에서 제한된 수사 인력을 모든 혐의에 다 투입하기보다는 기존 검찰 수사 내용 중 먼저 살펴볼 부분을 추려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박 특검이 기업 수사 경험이 풍부한 특수부 경력의 수사인력 확보에 공을 들인 만큼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 및 자금 지원 기업들에 대한 수사자료를 정밀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특검과 달리 참고인에 대한 강제소환 권한이 없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도 장담할 수만은 없어 효율적인 수사 전략이 요구된다.
시급한 당면 과제였던 특검팀 사무실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대치빌딩으로 결정됐다. 이날 박 특검은 “서울 대치동 선릉역 인근 대치빌딩 3개층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건물주와 17~19층을 임대하는 계약을 5일 체결할 예정이다. 대치빌딩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사무실 및 최순실씨의 자택과도 가까운 위치다. 앞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 특검팀은 서초구 반포동에,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 특검팀은 서초동 법원 동문 부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 특검팀은 강남구 역삼동에 근거지를 마련하는 등 역대 특검들은 주로 강남의 사무실을 선호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법원과 수사나 재판 서류를 수시로 주고 받아야 하는 만큼 서초동 법조타운 부근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대치빌딩 사무실에 조사실, 브리핑실, 회의실 등 각종 업무 시설이 완비될 때까지 약 일주일 가량 별도로 마련한 비공개 사무실에서 수사 준비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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