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투자할 때 ‘쪼개기’ 전매제한 확인하세요
규제 제한 없는 무풍지대 인식에
최근 단기 투자처로 수요 몰려
2채 있다면 분양권 나눠 못 팔고
나머지는 입주시까지 보유해야
올해 초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인근 A오피스텔 2채를 본인 명의로 분양 받은 김모씨(49). 이후 분양권에 800만~1,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자, 김씨는 2채 모두 매물로 내놓았지만 1채 밖에 팔지 못했다. 오피스텔 분양권을 2인 이상에게 팔 수 없도록 한 전매제한 규정 때문이다. 김씨는 “1채를 매각한 후 또 하나를 팔려고 하니까 공인중개업소 측에서 전매제한 규정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나머지 1채는 입주 시점까지 보유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각종 부동산 규제의 ‘무풍지대’로 불린다. 당첨 이후에는 전매제한 기간 없이 언제든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제3자에게 팔아 단기 수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피스텔에도 ‘단타’ 투기를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가 있다. 바로 분양권 ‘쪼개기’ 매각을 금지한 전매제한 규정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행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은 사용승인(준공) 전에 오피스텔을 전매할 때 2인 이상에게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피스텔 2채(분양권)를 본인 명의로 소유한 경우 이를 2명에게 1채씩 나눠 팔 수 없다. 2채를 1명에게 일괄 매각하거나, 1채를 매각 후 나머지 1채는 입주 시점까지 보유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피스텔 시장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과도한 투기 자본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도입한 분양권 매수자 인원 제한 규정이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오피스텔이 단기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정부가 잇단 부동산 대책을 통해 아파트 분양시장의 문턱을 높이고 퇴로를 차단하자, 비(非)규제 대상인 오피스텔에 분양권 거래를 통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분양한 동탄2신도시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는 33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 이틀 만에 완판됐고, 광교신도시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또한 평균 경쟁률이 20대 1에 달했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는 “단기 웃돈을 목적으로 가족 전체가 오피스텔에 1인당 3건씩 청약해 당첨 확률을 높인 후 한 사람 명의로 여러 개를 계약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2인 이상 전매제한 규정을 감안하면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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