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솔한 언행으로 불편하셨을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방송인 정이랑이 3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8’(‘SNL’)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배우 엄앵란 분장을 하고 “잡을 가슴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직접 사과했다.
정이랑은 “‘SNL’을 통해 방송된 엄앵란 선배님의 성대모사에 대해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고 계시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다”며 “정말 부끄럽지만 제가 잘 알지 못해서 저지른 잘못”이라고 반성했다. 또 “누군가를 표현해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되는 것인데 제가 그 부분을 간과했다”며 “잘 몰랐다는 걸로 제 잘못이 면피될 수 없다는 것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더욱 조심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정이랑의 소속사인 코엔스타즈에 따르면 정이랑은 이날 엄앵란 측에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정이랑은 3일 방송된 ‘SNL’의 코너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엄앵란 분장을 하고 나와 자신을 “김앵란”이라고 소개한 뒤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을 불렀는데, 노래에 ‘가슴’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성적 농담을 던져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엄앵란의 성대모사를 하며 “구멍 난 가슴에”에란 노랫말에 “가슴 얘기만 나오면 부끄럽다”고, “잡아보려 해도 가슴을 막아도”란 대목에서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는 식으로 개그를 한 탓이다. 엄앵란은 지난해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한 쪽 가슴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SNL’ 제작진은 “엄앵란의 개인사를 몰랐다”며 ”정이랑이 셀프디스로 애드리브를 하다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으나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엄앵란이 아닌 엄앵란 분장을 한 정이랑이 자신의 작은 가슴을 ‘셀프 디스’ 한 개그였다하더라도, 유방암 수술을 한 엄앵란 캐릭터를 활용한 건 명백한 부주의란 지적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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