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에서 주한 미국 대사관 측이 ‘1분 소등’ 퍼포먼스에 동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 운집한 시민들은 오후 7시에 맞춰 일제히 1분간 촛불을 끄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친 뒤 다시 불을 밝혔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취지로 지난 주 5차 촛불 집회부터 진행된 퍼포먼스였다. 집회 주최 측이 오후 7시께 카운트 다운에 이어 ‘소등’을 외치는 순간 광화문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건물 내의 전등도 모두 꺼졌다. 미 대사관 상층의 사무실에 켜져 있던 전등이 ‘소등 퍼포먼스’에 맞춰 꺼지면서 미 대사관 건물 전체가 1분간 어둠 속에 잠긴 것이다.
이를 두고 주한 미 대사관 측도 촛불집회에 지지 의사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 측은 4일까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미 대사관 측이 의도적으로 소등 퍼포먼스에 동참한 것인지, 아니면 당시 근무자 개인 차원의 동참인지는 불분명하다. 적극적 지지 의사라기 보다 광화문 일대가 일제히 불이 꺼지는 상황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보조를 맞춘 것일 수도 있다.
앞서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촛불집회에 대해 “그것에 대해서는 집회 참가자와 한국 정부가 말하도록 두겠다”면서도 “평화적 시위와 집회 권리에 관한 우리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고, 전 세계에서 계속 그것을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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