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완벽한 설욕전은 없었다. 한국 여자골프가 4개국 투어 대항전 ‘더퀸즈’에서 일본에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거두고 지난해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팀은 4일 일본 나고야 미요시 골프장(파72ㆍ6,500야드)에서 1대1 매치 플레이로 치러진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팀에 7승1무승부로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작년 첫 대회에서 간발의 차이로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던 한국은 1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이 대회의 모태가 된 한일 대항전에서는 12년 동안 7승3패2무승부로 앞선 한국은 다시 한 번 일본에 우위를 입증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 포볼(2명의 선수가 팀을 이루어 각각 자신의 공으로 플레이 한 뒤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방식)과 포섬(팀당 2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공 한 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 경기에서 승점 12점을 쌓아 승점 11점의 일본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 한국은 시작부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포문은 주장 신지애(28ㆍ스리본드)가 열었다. 오야마 시호(37)와 ‘맏언니’ 대결에서 신지애는 11번홀부터 14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로 5홀차 완승을 거뒀다. 신지애의 중거리 버디 퍼트가 잇따라 홀컵에 떨어지자 오야마는 쓴 웃음을 짓기도 했다.
두번째 주자로 나선 김민선(21ㆍCJ오쇼핑)은 ‘젊은 피’ 대결에서 압승을 올렸다. 스즈키 아이(22)를 맞아 김민선은 비거리와 정확도에서 앞서며 15번홀에서 4홀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해림(27ㆍ롯데)이 시모카와 메구미(33)를 상대로 16번홀에서 3홀을 앞서며 승점 2점을 보탠 데 이어 장수연(22ㆍ롯데)도 일본의 에이스 류 리쓰코(29)를 18번홀에서 따돌리자 한국의 우승은 확정됐다.
장수연은 동점으로 맞서던 16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오른쪽 언덕 밑으로 떨어져 위기를 맞았으나 기적 같은 리커버리샷으로 승부의 물꼬를 텄다. 나무가 우거져 띄울 수 없는 자리에서 장수연은 페어웨이우드로 볼을 굴려 올렸다. 볼은 홀 80㎝ 옆에 멈췄고, 이 샷에 놀란 류는 4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작년과 올해까지 이 대회에서 5전5승을 올린 류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물에 빠트리며 자멸했다.
장수연의 승리로 싱글매치 8경기에서 승점이 같으면 전날까지 승점이 앞선 팀이 우승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우승을 확정한 뒤에도 한국은 고진영(21ㆍ넵스)과 조정민(22ㆍ문영그룹), 배선우(22ㆍ삼천리)가 차례로 승전고를 울려 완승을 완성했다.
일본은 마지막 주자 호리 코토네(20)가 이승현(25ㆍNH투자증권)을 상대로 무승부를 이끌어내 전패를 면한 게 유일한 위안이 됐다.
3, 4위전에서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에 4승1무승부3패로 앞서 3위를 차지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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