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왕천싱 5단
백 오유진 3단
<장면 6> 오유진은 궁륭산병성배에 3년 연속 나왔다. 앞에 두 차례 모두 16강에 그쳤다. 한판을 이기지 못했다. 2015년에는 지고 눈물까지 흘렸다. 눈물 나게 한 상대가 바로 왕천싱이다.
“끝내기에서 졌다. 앞서 있다고 믿었는데 왕천싱이 패로 버텼다. 패를 지고 바둑도 졌다.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처음 겪은 중국식 규칙 때문에 졌다. 억울했다. 저절로 눈물이 났다.”
스물다섯 살 왕천싱은 2006년 프로에 들어와 2009년부터 중국여자바둑을 대표하는 실력을 뽐냈다. 2012년 단체전으로 치르는 황룡사쌍등배에서 한국과 일본 대표에게 8연승을 올리며 중국 우승을 이끌었다. 2013년 4회 궁륭산병성배 결승에서는 중국 여자 1위 위즈잉을 누르고 우승했다.
왕천싱이 노려왔던 흑▲는 너무 뜨거워 백이 바로 손을 댈 수 없다. 오유진은 백1로 들여다봤다. ‘궁하면 손 빼라’는 격언과 맞아떨어진다. <참고 1도> 흑2로 젖히면 백3으로 뚫는다. 이 정도면 백도 둘만하다.
힘바둑 왕천싱은 쉽게 두지 않고 흑을 괴롭혔다. 곱게 7에 잇지 않고 거꾸로 흑2에 들여다봤다. 흑4로 나와 약점을 엿본다. 백5로 둔 속사정을 알아채고는 늦추지 않고 흑6으로 나왔다. <참고 2도> 흑2에 늘면 백3에 이어도 괜찮다. 끊고 나온 흑6, 8이 꼼짝 못한다. 백1 때문이다.
백7로 찌르자 흑8, 10으로 가볍게 움직인다. 이런 게 손바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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