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대통령 퇴진 일정 정할 자격 없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3일 “박근혜 게이트를 보면서 내가 19대 국회 때 2만∼3만원(선물제공) 잡으려 김영란법 통과에 애썼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대학이 뿌리까지 썩고 21세기에 정경유착이 존재하는 것도 통탄스럽지만 (삼성을 위해) 국민연금에 손을 댄 것이 제일 화가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대통령 퇴진 일정을 정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여야가 합의해 퇴진 일정을 결정해 달라고 했지 새누리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 게 아니다”라며 “여야 합의가 없는데 새누리당 결정을 따른다면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탄핵안이 이미 발의됐다”며 “대통령이 안 물러나면 여러 논의가 아무 의미 없기 때문에 탄핵안 통과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야권 단일화, 반기문 연대설 등과 관련해 “대통령이 물러날 생각이 없는데 무슨 대선 시나리오를 얘기하는지 참 한심하다”며 “제 머리 속에는 그런 게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을 위한 연대설에 대해서도 그는 “대통령 하야나 탄핵 전에 개헌 이야기가 나오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개헌을 원하는 사람, 원치 않는 사람이 있고 각론도 제 각각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려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내년 1월에 미국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데 박 대통령이 그대로 있으면 국익이 큰 타격을 입는다”며 “한미 관계에 국방과 외교, 경제성장이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전 대표는 화재가 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번영회 회장,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피해현황을 들은 뒤 “피해 복구를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시국강연회와 기자간담회를 마친 그는 대구 중구 한일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제6차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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