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 제대로 읽어라! 대통령에게 권하는 영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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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제대로 읽어라! 대통령에게 권하는 영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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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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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광화문에는 여섯 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한 달 넘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고 있지만 박 대통령도, 정치권도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있었으나 분노와 실망은 되려 커지고 있다. 1차와 2차 대국민담화와 마찬가지로 ‘동어반복’과 ‘유체이탈’ 화법이 가득한 이날 담화문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강조를 재차 했고, ‘하야’하지 않고 국회의 법적인 절차를 통해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전히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도 모자라 여야 정치권이 서로 눈치싸움을 하게 만들어버렸다는 평가가 많다.

정치권도 서로의 이익을 위한 싸움에만 치우쳐 국민들의 원성을 듣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야당은 국민들의 촛불집회를 통해 탄핵 카드를 손에 쥐었지만 시기 등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답답한 행보를 이어갔다. 울며 겨자 먹기로 3일 새벽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야 3당이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지만,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박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 그리고 정치권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들을 골라봤다. 더 이상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주지 않기를 바라며.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바꿔보자고 모인 의적 떼 군도의 활약상을 담았다.

군도: 민란의 시대(2014)

결론부터 말하면 간단하다. 백성을 분노케 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치욕의 심판을 받게 되리니.

영화는 양반의 압제와 탐관오리의 부패가 극에 달했던 조선의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한다. 가뭄 등으로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탐관오리들은 무리하게 곡식을 거둬들이고, 백성들의 삶은 날로 피폐해져 간다.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무관 출신인 조윤(강동원)도 양민들을 수탈하는 악명 높은 양반이다. 이러한 억압에 맞서 의적을 자처하는 도둑 무리(군도)가 지리산에 터를 잡는다.

그러다 조윤은 죽은 남동생의 아내를 죽이라고 백정인 돌무치(하정우)를 지목한다. 조씨 가문의 대를 이을 아이를 없애고 가통을 이으며 부를 모두 차지하려는 음흉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돌무치는 차마 칼을 휘두르지 못한다. 조윤은 돌무치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잠든 생가를 불태우고, 돌무치는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에 합류한다. 이름도 도치도 바꾼다.

쌍칼을 휘두르는 도치, 넓은 포용력과 아량으로 군도를 이끄는 대호(이성민), 탁월한 화술로 위장작전을 펼치는 전략가 이태기(조진웅), 맨주먹으로 탐관오리들을 혼내주는 천보(마동석), 저격수 역할의 명궁 마향(윤지혜) 등이 하나가 돼 백성이 주인이어야 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칼끝을 겨눈다.

그러나 악랄한 조윤은 이를 눈치채고 군도의 거처를 알아내 공격하고, 도치와 그 무리들은 죽임을 당하거나 도망을 친다. 하지만 군도를 돕기 위해 힘을 합친 농민들은 농기구와 칼, 창을 손에 들고 조윤 일당에 맞선다. 결국 백성들의 울분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된다. 그 시대 백성들의 심정과 현재 국민들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윤락녀 고은비(예지원)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 헌법 제1조(2003)

제목 자체만으로 의미심장한 영화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적인 법 질서조차 무시하는 현실을 비웃기라도 한 듯하다.

영화는 정치인들의 끝도 없는 권모술수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야당의 한 국회의원이 여당 총재의 음모로 인해 사망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의 죽음으로 여당과 야당은 각 136석씩 동수가 된 상황에서 중소도시 수락시에서 보궐선거가 열린다. 여당과 야당은 수락시 보궐선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선거전을 준비한다. 그런데 이들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다. 윤락녀 고은비(예지원)의 등장이다. 고은비는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을 준비하는 등 좋은 일에 앞장서던 동료 윤락녀가 겪은 사건으로 인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게 된다. 성폭행을 당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동료에게 경찰은 그녀가 윤락녀라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하려고 한다.

고은비는 격분하여 경찰서장과 국회의원을 찾아가 호소하지만 묵살당하고 만다. 고은비와 친구들은 자신들의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는 사회에 불만이 쌓여간다. 그러다 고은비는 "네가 국회의원이 돼라"는 주변의 말에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다. 이 소식을 듣고 취재를 나온 신문기자 백성기(이문식)는 자신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는 고은비에게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들려준다.

용기를 얻은 고은비는 정치인들의 온갖 방해와 음모 전략에 흔들리지만, 결국 국회의원에 당선돼 금 배지를 단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벌이는 방해공작은 가관이다. 협박은 기본이고, 언론을 이용해 비난을 받게 하고, 주변 친구와 가족들에게 수모를 준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정치공작에 흔들리지 않는다. 부정 부패에 찌들어버린 정치인들에게 신물을 느낀 수락시의 시민들은 고은비를 선택한다. 아둔한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똑똑한 민심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영화 ‘킹메이커’는 유력 대권 후보를 보좌하는 참모들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킹메이커(2012)

박 대통령이 40년을 이어간 최태민 최순실 부녀와의 인연을 상기시키는 영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대선 후보이지만 그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고도 묵인한 채 '대통령 만들기'에만 혈안이 된 참모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잘생긴 외모에 화목한 가정을 무기로 내세워 미국 대선에 뛰어든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가 뛰어난 전략가인 선거 캠프 홍보관 스티븐 마이어스(라이언 고슬링)에 의해 차기 대통령으로 입지를 굳혀가는 과정을 담았다. 그러나 영화는 한 인물의 영웅적인 대서사시가 아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의 꿈틀대는 욕망과 배신, 권모술수를 정면으로 다루며 정치인들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마이어스는 평소 존경하던 모리스를 위해 정치에 뛰어들 만큼 강직한 청년이다. 그러다 모리스가 실상은 선거 캠프 안에 스무 살도 안 된 인턴과 불륜 관계인 것을 알게 된다. 모리스의 진정성을 믿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마이어스는 큰 실망감과 배신감에 치를 떤다. 하지만 영화는 등을 돌려도 시원치 않을 마이어스가 오히려 후보의 약점을 쥐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상대 후보가 뛰어난 능력자인 마이어스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 접근한다. 그는 마이어스와 만나는 것만으로 마이어스가 모리스에게 버림받을 것이라는 계산하에 비겁한 전략을 짠 것. 결국 위기에 처한 마이어스는 모리스의 스캔들을 거래로 삼아 모리스 선거 캠프의 본부장 자리를 꿰찬다. 대통령 후보의 약점을 이용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참모들의 이중성이 현재 한국의 정치판과 다를 바 없어 씁쓸하다.

영화 ‘로빈 후드’는 폭정을 일삼는 왕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며 백성을 보호하는 로빈 후드의 이야기를 다룬다.

로빈 후드(2010)

혼란의 시대에 영웅이 탄생한다고 했던가. 13세기 영국의 폭정시대에 로빈 후드(러셀 크로우)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영웅으로 나선다.

뛰어난 활 솜씨를 가진 로빈 후드는 리처드 왕의 용병으로 프랑스 전투에서 대활약을 펼치며 왕의 신임을 얻는다. 그러나 전투 중 왕이 사망하면서 그의 망나니 동생인 존이 왕위를 계승한다. 존 왕은 10년이 넘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영국 국민들에게 무자비하게 세금을 걷는 등 폭군이 되어간다. 가뜩이나 전쟁 후유증으로 삶의 온기를 잃은 백성들은 점점 폭력적이고 탐욕적인 정치를 일삼는 존 왕에 반감만 쌓는다.

존 왕은 충신들을 내쫓는가 하면 반항하는 귀족이나 백성들에 "왕에게 무조건 충성하라" "타협은 없다" 등 강압적인 언사로 충성 맹세를 강요한다. 결국 백성들은 가난과 폭정에 시달리며 모든 자유를 잃게 된다.

로빈 후드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유를 위해 왕권에 도전했다가 처형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로빈 후드는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부패한 존 왕에 맞선다. 이 때 영화 속에는 로빈 후드의 아버지가 남긴 명언들이 가슴을 후빈다.

"백성이 없는 왕은 없다" "일어나고 또 일어나라. 양이 사자가 될 때까지"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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