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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3점슛은 나의 힘…비결은 팔굽혀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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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3점슛은 나의 힘…비결은 팔굽혀펴기”

입력
2016.1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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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원주 동부 김주성이 지난달 3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남자 프로농구 원주 동부 김주성이 지난달 3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한국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주성(37ㆍ원주 동부)이 올시즌 전성기 때 못지 않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프로농구 최초이자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통산 블록슛 1,000개를 달성한 키 205㎝의 빅맨이 올해 3점 슈터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이상민(44) 서울 삼성 감독은 “리그 최고의 장신 슈터 아닌가?”라며 “대표팀에 슈터로 다시 뽑아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25ㆍ창원 LG)도 “슈터처럼 스텝을 밟고 3점슛을 던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기록으로 봐도 전문 슈터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평균 3점슛 성공 개수는 2일 현재 2.21개로 4위, 3점슛 성공률은 53.4%(58개 시도 31개 성공)로 전체 1위다. 국가대표 슈터인 안양 KGC인삼공사 이정현(36.1%), 부산 KT 조성민(35.6%)보다 월등히 높다. 선수 생활 말년에 슈터로 변신한 김주성을 지난달 31일 밤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만났다.

팀 상황에 맞춘 이유 있는 변화

김주성은 “나중에 은퇴할 때나 (언론과)인터뷰를 할 줄 알았는데 변화를 준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받아 재미 있기도 하다”며 “사실 나도 이렇게 잘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그는 또한 “요즘 상대 팀에서 수비를 바짝 붙이거나 외곽에 로테이션을 돌리는 등 견제가 부쩍 심해졌다”면서 “성공률은 앞으로 점점 떨어질 텐데 잘 극복해 팀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중앙대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주성은 사실 3점 슛과 거리가 먼 선수였다. 득점은 주로 속공 가담 또는 골 밑에서 자리잡고 가드의 패스를 받아 이뤄졌다. 또 공격보다 큰 키에 높은 탄력을 바탕으로 한 블록슛과 리바운드에 중점을 뒀다. 프로 첫 해였던 2002~03시즌부터 2013~14시즌까지 12시즌 동안 성공한 3점 슛은 21개로, 대부분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던진 슛이었다.

김주성이 3점 슛 빈도를 높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였다. 골밑 장악력이 좋은 두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206㎝)과 웬델 맥키네스(192㎝)의 인사이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팀 전술상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밖으로 빠졌다. 그리고 외곽에서 오픈 찬스가 되면 3점 슛을 던졌고, 지난 시즌 32개를 적중했다. 올 시즌에는 여름 비시즌부터 데뷔 후 처음으로 슈터처럼 훈련도 했다.

김주성은 “작년에 무릎을 다친 탓에 상태가 계속 안 좋아 운동을 거의 못 했다”며 “나이도 있고 하니까 훈련량을 많이 소화할 수 없었지만 팀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으로 슈터들이 하는 훈련을 이것 저것 해봤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훈련 방법에 대해서는 “나에게 맞는 슛 폼을 분석하고 표명일, 이세범 코치님이나 김상영 매니저에게 조언을 계속 받아 자세를 교정했다”며 “슛 거리를 늘리기 위해 손가락 힘을 키우려는 손가락 팔굽혀 펴기도 했다. 전문 슈터처럼 양코너, 좌우 45도, 정면 지점마다 의자를 앞에 두고 3점 슛을 던지지는 않았고 2점 슛 연습을 한 다음 3개 지점에서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3점슛 10개씩은 쏘고 훈련을 마쳤다”고 했다.

장신 슈터로 변신한 김주성이 3점슛을 쏘고 있다. KBL 제공
장신 슈터로 변신한 김주성이 3점슛을 쏘고 있다. KBL 제공

후배들에게 전하는 ‘3단 변신’

김주성은 남들보다 한참 늦은 부산 중앙고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대부분 농구 선수들은 초ㆍ중학교 시절에 입문한다. 김주성은 “구력이 짧아 일찍 농구를 했던 친구들과 기본기의 차이가 크다”며 “김종규나 이종현(울산 모비스) 등 기량이 좋은 빅맨 후배들이 나보다 빠른 시간 안에 기술 습득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농구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주성의 프로 통산 15시즌은 세 단계로 나뉜다. 그는 “신인 때는 열심히 수비하고, 리바운드 하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허재 형이 주는 패스를 받아 먹는 것이 전부였다”며 “선수 생활 중반부터는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패스를 넣어주고, 슛 거리도 늘어나고, 스크린을 걸어 빠져나가는 등 활동 폭이 넓어졌다. 때마침 (윤)호영이도 팀에 들어왔다. 지금은 경기 상황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거나 밖에서 3점 슛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성은 후배들을 향해 “조급할 필요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능력만큼만 하면 된다”면서 “1년에 하나씩 기술을 쌓아 실전에 활용하자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주성의 현역 시계는 얼마 남지 않았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끝나지만 좀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김주성은 “1년을 더 뛰고 싶은데 시즌이 끝나면 구단과 잘 얘기해보겠다”며 “은퇴 전까지 우승을 한번 더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역대 3번째 통산 1만점까지 338점만을 남겨 놓은 그는 “분명히 동기부여가 되는 의미 있는 기록”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아야 한다. 1,000블록 슛을 달성했을 당시보다 급한 마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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