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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략적 침묵… 탄핵 망설이는 비박계 흔들기

입력
2016.1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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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퇴진 로드맵 따를 것”

3차 담화서 밝힌 입장만 되뇌어

여당 의원 선수ㆍ계파별 면담도 추진

지난달 28일 불이 꺼져 있는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달 28일 불이 꺼져 있는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여야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놓고 헤매는 사이, 청와대는 ‘전략적 침묵’을 지키고 있다. 탄핵 동참을 망설이는 새누리당 비박계를 흔들기 위해서다.

청와대는 2일에도 “여야가 논의해 국회가 정해주는 대통령 퇴진 로드맵을 따르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의 퇴진 일정을 못박으라는 비박계의 요구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여야가 퇴진 일정과 절차를 조속히 논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한 것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입장이다.

‘국회의 합의’라는 조건을 내걸어 시간을 벌어 둔 뒤, 비박계를 유인할 묘수를 찾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전략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새누리당이 1일 결정한 박 대통령의 4월 퇴진ㆍ6월 조기 대선 당론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을 즉각 탄핵하라는 민심에 쫓기는 여당 의원들을 다독이려는 메시지였다.

박 대통령은 조만간 새누리당 의원들을 선수ㆍ계파별로 나눠 차례로 만나 퇴진 시기와 방식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이 퇴진 일정을 명시적으로 밝힐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 “비박계가 탄핵 대오에서 빠져 나갈 명분을 주면서 야당과 합의를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른 정치권 인사는 “박 대통령의 지상 과제는 비박계를 돌려 세워 탄핵을 피하고 질서 있는 퇴진 길을 열어 두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3일 촛불집회 규모와 주말 사이 정치권 움직임을 보고 여당에 제시할 카드를 조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3당이 2일 ‘9일 대통령 탄핵안 국회 처리’에 합의하고 비박계가 “7일 오후 6시까지 퇴진 일정을 밝히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한 만큼, 7일 전에 박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연쇄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뜻을 알고 싶어 하는 여당 의원들의 면담 요청이 많다”고 전했고, 비박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박 대통령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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