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ㆍ대통령 유착 관계
최태민에서 유래됐나 확인
朴특검 ‘오대양’수사 경험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예고한 박영수(64ㆍ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의 시선은 ‘유사 종교’ 의혹에도 쏠려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유착 관계가 최씨의 부친인 고 최태민(1994년 사망) 목사에서 비롯된 것인지 확인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박 특검은 2일 “(유사)종교 연루 부분도 자세히 볼 것”이라며 “(검사 시절) ‘오대양 사건’과 ‘탁명환 피습사건’ 등을 맡아서 종교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오대양 사건이란 1987년 8월 경기 용인시에 있던 오대양이라는 회사의 공예품 공장에서 32명의 변사체가 발견된 것으로, 당시 수원지검 강력부 평검사였던 박 특검이 수사를 진행해 ‘집단 자살’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사이비종교 연구가 탁명환(94년 피살돼 사망)씨는 “배후에 구원파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앞서 탁씨가 85년 폭발물 테러를 당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도 바로 박 특검이었다.
이러한 이력에다 대학 전공(서울대 종교학과)까지 더해져 박 특검은 검찰 재직시절 ‘유사 종교 수사의 1인자’로 꼽혔다. 이번 사건의 근인을 파헤치기 위해 종교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수사과정에서 유사 종교적 문제로 여러 사건이 파생됐다면, 최태민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범죄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특검 수사는 우선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에 초점이 맞춰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최태민씨가 사망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박 특검이 ‘유사 종교’ 문제를 굳이 언급한 이유는 이번 수사의 성패가 불법 행위 단죄라는 형사처벌을 넘어서, 너무나 커져 버린 국민적 의혹들을 최대한 규명해 내는 데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특검은 “유사 종교를 다루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수사”라며 “종교 관련 사건을 해 본 변호사를 특검팀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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